무역상사/대외거래 창구… 128사 활동(북한경제소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의 종합상사와 기능 비슷/민간아닌 당·정무원·군에 소속
남북교역이 점차 늘어나면서 북한무역상사와 접촉하는 남한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북한의 무역상사는 외형적으로 남한의 종합상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남한과는 달리 당이나 정무원·군에 각기 소속돼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나 각 무역상사들이 어느 기관에 소속돼 있으며 대표가 누구인지 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많은 남한기업들은 어디에 소속돼 있는 기업과 거래하는 것이 유리한지 저울질하느라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는 모두 1백28개의 무역상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계열사나 지사를 많이 거느린 덩치 큰 무역상사와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요 무역상사로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무엇인지를 통일원이 펴낸 『남북경제교류협력 실무안내』라는 책자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조선대성무역상사=노동당 중앙당소속의 무역상사로 각종 기계 및 설비,금속·비금속광물,철·비철금속제품·금은세공,화학·섬유제품,고려인삼제품,각종 농수산물류 등을 취급한다.
산하에 중공업상품을 취급하는 조선대성 제1무역상사 등 9개 부문별 상사가 있고 주요 항만 및 철도역에 지사·출장소를 두고 있다.
제2무역상사는 제4무역상사와 함께 의류 등 경공업제품을 취급하고,제3무역상사는 해산물을 수출하고 낚시도구 및 재료를 수입한다.
이밖에 제5무역상사는 보석류·예술제품을,제6무역상사는 특수기자재의 수입을,제7무역상사는 고려인삼제품을 각각 취급한다.
◇조선공작기계 무역회사=평양 동대원구역에 위치한 이 회사는 공작기계·도구류·베어링을 수출하고 공직기계생산을 위해 필요한 특수공작기계와 몇몇 재료 및 원소(element)를 수입한다.
외국기업과 합작사업도 펼치고 있는 이 회사의 가장 큰 수출상품은 공작기계.
평양·함흥·청진 등지에 희천공작기계연합소와 4월3일 공장 등을 두고 선반·드릴링머신·밀링머신 등 특수공작기계,절단기·드라이버·못뽑기 등 손공구,차축베어링과 같은 대형베어링 등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조선공작기계 무역회사와 성격이 비슷한 회사로는 조선기계설비 수출입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공작기계·공구·전기설비·전선·애자·농기계·수출기계 등을 수출하고,공장기계수송기계·측정계기·규소강판 등을 수입하고 있다.
◇조선연합무역회사=수산물·농산물·철강재·비철금속·운모·인상흑연 등을 수출하는 대신 각종 원료,기계·설비,화학품,경공업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현미경·사냥총·진료 및 치료기구도 만들고 있다.
◇조선경공업제품 수출입회사=평양에 있는 이 무역상사는 섬유류제품·생사·누에고치·식료품·담배·일용품 등을 수출하고,경공업기계 및 부속품·식용유·염료사탕·펄프 등을 수입한다. 금패개성 고려인삼술과 불로술,흰장미분크림 등도 이 회사의 주요 생산품.
한편 조선만년보건총회사는 고려원형꿀삼·구기자차·홍삼·불로산삼보약 등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조선창광무역회사는 음료제품·주류·화장품·도자기·의복·가구류 등을 수출입한다.
◇조선봉화무역총회사=정무원의 대외경제위원회 직속 무역상사로 산하에 전문 무역회사를 두고 있으며 각 분야의 기업활동과 수출입업무를 수행한다.
이 회사는 수십개의 수출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해외에 지사와 대표부를 두고 있다.
앙고라 토끼털,농·토산물 등이 주요 수출품목이다. 이 회사의 수출입 품목은 원피스·모자·만년필 등에서부터 컴퓨터·화학제품·전자시계·의약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조선능라도무역총회사=대동강표 배터리(전지)·쇠밧줄·베어링·오리털·거위간향료·갯지렁이·작은 뱀장어·비취(옥) 등을 수출한다.
갯지렁이·작은 뱀장어·신덕샘물·오리털·오리간·누에고치 등은 외국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박의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