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에 또 사조직 파문/「알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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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육사34∼44기 백20여명 가담 적발/군당국,해체 등 강경조치키로
3공·5공시절의 「하나회」에 이어 육군안에 육사출신 장교들로 구성된 군내 사조직이 또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군내 사조직을 일절 금한다는 김진영참모총장의 지휘 방침에 따라 이 조직을 해체시키고 관련 장교들의 보직을 해임하는 등 전례없이 강경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군수사기관에 의해 적발돼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조직은 「알자회」란 이름의 중견 군간부들 모임으로 83년 육사 34기생(중령급·당시는 대위시절)들이 중심이 돼 결성됐으며 현재 육사44기생(대위급)까지 모두 1백2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서로 알고나 지내자」는 의미에서 「알자회」란 이름으로 출발한 이 조직은 기별로 10여명씩을 회원으로 두었으며 규모도 점차 확대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사기관은 9월 육군대학에 근무하는 「알자회」 회원의 발언에서 이 조직의 존재를 처음 인지하고 이들 회원들을 대상으로 은밀히 내사를 벌였다.
그 결과에 따라 소속부대 지휘관 명의로 각각 경고장을 보내는 한편 특히 수도권부대 근무자들의 경우 현재의 보직을 해임하고 야전으로 전출명령을 내는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육사38기의 경우 지난달 열린 긴급동기회에서 「알자회」에 가입한 10여명을 동기회에서 제명키로 결의하고 이들에 대해 전역 등 강경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회」는 특정 기의 경우 회원 전원이 특정지역 출신으로만 구성돼 있어 동기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군의 사기·단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수사당국은 이 조직이 과거의 「하나회」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영관급 이하 대다수 젊은 장교들은 이같은 사조직이 또다시 형성된데 대해 「하나회」와의 관련성 여부 등 진상 규명과 보다 강경한 조치로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조치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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