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베이징 올림픽 안전 개최 적극 지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내년 8월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의 안전을 위해 중국 당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 중인 토머스 푸엔테스(사진) FBI 국제담당 부국장보는 13일 베이징의 미 대사관에서 중국 언론인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푸엔테스는 "어떤 나라든 올림픽을 치르려면 안전 문제에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된다"며 "베이징 올림픽의 안전 개최를 위해 중국 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기술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두 나라의 관계가 정보기관 간 협력과 고급 정보 교류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반(反)테러 공조가 핵심=FBI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 훨씬 전부터 중국 공안부와 테러 관련 정보를 적극 교환한다는 방침이다. 테러 차단에서 양국 정보기관은 이견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관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다수의 요원을 파견했다.

푸엔테스는 "베이징 올림픽에는 선수단과 정부대표단 약 20만 명과 관람객과 관광객 등 총 80만 명이 중국을 찾을 것"이라며 "이들 중에 테러리스트나 불순분자들이 끼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전 세계 테러 단체와 지원 세력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했다. 미국은 이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준동할 수 있는 위험인물을 골라 중국 공안부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9.11 테러 이후 중국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주도해온 반테러 전쟁에 보조를 잘 맞춰온 편이다.

FBI는 인적.기술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엔테스는 "FBI가 구축한 전 세계 정보망이 베이징 올림픽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인력.첨단검색장비의 지원 규모와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 양측이 협의 중이다.

◆중국 내 분리주의자들이 최대 경계 대상=안전 문제와 관련, 현재 중국 정부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중국 내 분리주의 세력이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무장 분리운동을 벌여온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 요주의 1순위다.

중국에서 '회교도'로 불리는 이슬람 세력은 2000만 명에 이를 정도다. 달라이라마가 인도에서 망명 정부를 이끌고 있는 티베트 독립 세력도 경계 대상이다.

중국 정부의 인권과 종교 탄압, 환경 파괴를 비난하는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들의 기습 시위도 베이징 올림픽조직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올림픽 안전 대책을 강구해 왔다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창웨이(强衛) 베이징시 당 부서기 겸 올림픽조직위 안전담당 책임자는 최근 "10만 명의 전문 보안요원과 몇십만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가 올림픽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