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제는 노무현과의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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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는 "청와대가 집권 연장을 위한 공작을 하고 있다"(장광근 캠프 대변인)고 주장했다.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청와대의 주장엔 이 후보가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야당 후보의 구체적인 공약을 비난하고,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음해성 폭로를 계속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의심받을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 언론에서도 이런 의혹을 확인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청와대는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야당 후보에 대한 비방을 중단하고 선거 중립내각을 구성해 선거를 공정히 관리하라"고 받아쳤다.

대구.경북 시도민회 총회에 참석해선 "요즘 열 받아 목이 좀 쉬었다"며 "본선에서 이명박 떨어뜨리기 힘드니 경선에서 떨어뜨리기로 했다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여의도 용산빌딩에서 캠프 회의를 주재하면서 현 정권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파정권을 끝내야 한다는 요지였다. 이 후보는 "우리의 승리가 바로 대한민국의 승리라는 이 시대의 소명을 분명히 깨닫고 반드시 역경을 딛고 승리하자"고 말했다.

다음은 이 후보의 발언 요지.

"나를 죽이면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방침을 가지고 이곳저곳에서 여러 가지 음모와 음해를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칼날을 빼고 있다. 35세에 대기업 CEO가 됐을 때도 많은 사람이 날 음해했지만 난 꿋꿋이 견디며 기업을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렸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지 못할 만한 그런 결정적 도덕성의 하자가 있다면 난 이 자리에 서지도 않았다. 좌파 정권이 더 연장되면 국민은 희망 없는 대한민국에서 떠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현 정권이 다시 집권하는 것을 5000만 국민을 대신해 막아야 한다."

이 후보 측에선 "이명박을 죽인 뒤 정권 연장에 필요한 맞춤형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집권세력의 야비한 공작 음모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이제 싸움은 이명박과 박근혜의 싸움이 아니라, 이명박과 노무현의 싸움이 됐다" "집권세력의 정권 연장이냐, 이명박의 정권 연장 저지냐의 싸움"이란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장 대변인은 "청와대가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고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라며 "음해공작으로 이 후보를 죽이려 하더니 이제 협박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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