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늘긴 늘었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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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신입 직원을 더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늘어난 채용 규모는 약 400명에 그쳐 심각한 청년취업난을 해소하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였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는 117개 주요 기업의 올 상반기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두 1만1881명을 뽑아 지난해 상반기(1만1490명)보다 3.4%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전자.자동차.금융.정보통신.공기업 등 13개 업종별로 매출액이 많은 10개 기업이다. 직원을 새로 뽑은 기업 수도 늘었다. 올 상반기 사원을 한 명이라도 뽑은 기업은 93개(79.5%)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개(76.3%)보다 많았다. 금융업은 조사에 응한 9개사가 모두 직원을 뽑았다. 석유화학업종은 8개사 중 3개사만이 사원을 뽑았다고 응답해 채용에 소극적이었다.

가장 높은 채용 증가율을 보인 업종은 유통무역업이었다. 지난해 432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720명을 뽑아 66.7% 늘었다. 금융업(채용증가율 54.3%)과 건설업(52.5%)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직원을 뽑았다. 반면 전기전자 부문은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22.1% 줄였다. 유통업은 지난해 대규모 인수합병 이후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고, 금융업은 증시 활황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선 덕분에 채용이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기전자 분야는 반도체.LCD 값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이 채용 감소를 불러왔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최근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채용 규모가 약간 늘었으며, 올 하반기에는 '취업 바늘구멍'이 약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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