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쇄신” 기업 군살빼기/중간간부에까지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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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업부제 도입 자리 줄여/「영업」 늘리고 관리직 감축
저성장 시대를 맞아 신입사원을 덜 뽑거나 관리직을 영업·생산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방법 등으로 경영합리화를 꾀해온 기업들이 점차 임원·부장급 등 중간간부에까지 「군살빼기」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최근 사업부제 도입,영업 및 생산 등 직적부문 강화쪽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임원 등 간부자리를 사실상 줄이는 방법으로 감량에 나서고 있어 기업체 중간관리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선경은 지난 3일 상당수 인력을 직접 부문으로 돌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임원급 5명을 포함,상당수 중간관리자들의 보직을 사실상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금성사도 지난달말 소사업부제 도입때 적자사업부문을 대폭 축소하면서 사업부장에 임원이 아닌 부장급을 대거 선임,임원급 보직을 상대적으로 줄였는데 정확한 축소폭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기임원인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도 중간간부들의 손에 도장 대신 볼펜을 쥐어주는 이른바 「일하는 관리자(playing manager)로의 조직개편을 하면서 「군살빼기」작업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관리자들의 이같은 수난은 인사적체와 긴축경영으로 승진폭이 좁아지면서 중간관리자들의 「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졌고 급속한 사무자동화로 기업들의 간부직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취급제품이 다양하고 외국과의 상담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종합상사에나 유행했던 「팀」제도가 최근 전자 등 제조업쪽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경영환경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지난 1년간의 경영실적과 내년의 경기전망을 토대로 연말에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들의 감량작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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