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아듀!!! 2003 - 마음의 고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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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고향으로...
노을이 지고 바다는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고기잡이를 끝낸 어부는 고단한 하루를 접습니다. 갯벌에 물이 빠지자 수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부는 배에 불을 밝히고 물을 거술러 뭍으로 오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갑니다. 어둠이 내리며 하나 둘 켜지는 불빛들이 고깃배를 반깁니다.

전남 순천만=양광삼 기자


해 넘기는 새만금 갈등
'갈등의 땅' 새만금에 해가 집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던 새만금...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한해를 보냅니다. 뻘을 터삼아 살아가는 한 어민이 물이 차오르자 길을 서두릅니다. 비스듬이 바닥에 몸을 기댄 빈 배가 힘겨워 보입니다. 노을이 새만금을 붉게 물들입니다.

전북 부안=김상선 기자


불 밝힌 한해 결산
어둠이 몰려온 연말의 도심...한해를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사무실은 칸칸이 불을 밝히고,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는 자동차의 행렬이 밤새 이어집니다. 며칠 남지 않은 2003년. 오늘은 서랍도 정리하고 책상 위에 쌓인 묵은 먼지도 털어내는 날입니다.

박종근 기자


가는 해 지는 해
해질 무렵 서해바다 안면도입니다. 올 한해 어민들이 바다를 오가며 흘린 땀이 개펄 위에 굵은 주름을 남겼습니다. 오른쪽으로, 다시 왼쪽으로...갈 지(之)자로 구비구비 길이 패였습니다. 교수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가 ‘우왕좌왕(右往左往)’이라네요. 나라 꼴이 도대체 갈피를 못잡아서라죠?
하지만 눈 크게 뜨고 자세히 보세요. 안면도 개펄 길은 갈 곳 몰라 헤매지 않습니다. 구비마다 용틀임하면서 일터로, 나와 가족들의 밝은 미래로 힘차게 나아갑니다.
때마침 해넘이를 보러 온 가족이 땀으로 다져진 길을 걷고 있네요. 아빠 엄마가 지금 아이에게 해주는 말... 무슨 말일지 너끈히 짐작되시죠?

안면도=권혁재 전문기자


IT 강국의 꿈
바쁘시죠? 오늘 밤엔,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하늘을 한번 보세요. 북두칠성,카시오페아, 십자성.... 별을 헤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에 눌려 앞만 보고 살아온 시간들.....사는게 이게 아니라는 회한이 잠시 스르르 접히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릅니다. 별들사이 우리별 무궁화호가 성탄메세지를 전합니다. 동심처럼 활짝 핀 안테나가 귀를 쫑긋 세웁니다. 들리시죠?

경기도 용인 KT 무궁화호 관제센타=강정현 기자


희망을 오른다
한 해가 갑니다. 어느 한 시전점을 뚝 잘라 , 1년이라 규정한 시간속에서도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교차합니다. 때론 꿈이 무너지고, 절망을 강요하는 운명앞에서 사람들은 속수무책이었을 것입니다. 어느새 다가온 연말. 이때쯤이면, 상처마다 조금씩 새 살이 돋고, 저만치 멈칫대는 새 해의 뒤에 숨어 베시시 웃는 희망도 볼 수 있습니다. 멀리 불 빛이 살아있음을 증거하고, 사람들은 어두운 산을 오릅니다.

서울 안산=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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