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인의 후예들"|이 한국문화협회장 내한 안토니오 코레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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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4백년 전 임진왜란 당시 한 여행가에 의해 이탈리아까지 흘러간 조선인의 후예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한국문화협회 회장 안토니오, 코레아씨(51)가 코레아 집성촌인 알비시 듀란테시장(45)과 함께 3일 문화부 초청으로 내한했다.
코레아씨는 자신의 조상이 조선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난 86년부터 청와대에 서신을 보내 모국방문과 조상확인을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 동안 이루어지지 않다 이번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성사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에 앞서 문화부는 임진왜란 4백주년을 맞아「우리 조상의 뿌리 찾기」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장경호 문화재연구소장을 현지에 파견, 로마에서 7백㎞ 떨어진 코레아 집성촌 알비마을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알비마을 약 4백세대중 22세대가 코레아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코레아의 조상이 묻힌 것으로 알려진 산타마리아 교회를 발굴, 인골 확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중단한 적이 있다.
이 같은 코레아의 조선인 후예설은 17세기에 발간된 피렌체 메디치가의 여행가 프란체스코 카를레티의 여행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여행기는 당시 세계를 여행 중이던 카를레티 부자가 일본 나가사키(장기) 노예시장에서 임진왜란으로 강제 납치된 조선 소년 5명을 사서 그중 4명을 인도에 내려놓고 1명만을 이탈리아 피렌체로 데려간 사실을 적고있다.
여기에는 안토니오 코레아가 로마에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만 기록되어 있고 그가 어떻게 해서 로마에서 7백㎞나 떨어진 알비마을로 옮겨갔는지에 대한설명은 남아 있지 않다.
문화부는 코레아씨의 방한을 계기로 확실한 고증을 위해 문헌조사 등 다각적인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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