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인들 거센 반발-예술의전당 서예관 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전용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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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예술의 전당 서예관 일부를 내년 2월 개교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시설로 전용하려는 문화부의 방침에 대해 서예인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예계의 중추적 인사 7명으로 「7인 대책위원회」(회장 김기승)를 구성한 전국의 서예인들은 문화부의 이같은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데 이어 30일 오후2시 예술의 전당 서예관 광장에서 「서예관 수호 전국 서예인대회」(공동대회장 김기승·김충현·배길기)를 열기로 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미협 서예분과·한국서예협회 등으로 사분 오열되어 있던 서예단체들이 모처럼 하나로 뭉쳐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각별치 주목된다. 서예인들이 이처럼 실력행사에 나서게 된 것은 문화부가 서예인들과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지난 19일 예술의 전당서 예부가 사용중인 강의실과 사무실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학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10월31일까지 비우라 공고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서예인들은 서예관 공간일부는 축제극장이 완공되면 옮겨간다는 한시적 조건으로 예술의 전당 행정부서가 사용했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이번 파문은 예술학교 부지 및 건립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문화부가 학생모집을 눈앞에 두고 궁여지책 꼴에 행정부서가 한시적으로 사용중인 서예관 공간과 음악당·축제극장 일부를 예술학교음악원의 임직원실 및 학습장으로 활용하려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문화부는 서예관이 원래 서예전문공간이 아니라 교육 등으로 건립되었고 현재서예전시실의 가동률이 60%에 머무르고 있는 점등을 내세워 연말 축제극장으로 옮길 행정사무실 공간을 예술학교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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