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에너지주' 널뛰기 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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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유명인 에너지주' 가 증시에서 널을 뛰고 있다. 자원개발 소식만으로도 급등세를 보이는 에너지주에 유명인이 대주주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겹호재' 로 작용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극심하다.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인 것으로 나타나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상.하한가로 오르락 내리락=차량용 프레스 부품업체였던 거래소 상장기업 명성은 2005년 '오일게이트'의 장본인 전대월씨와 엮였다. 올 5월 초 전씨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4월 30일 9190원이던 주가는 다음 거래일인 5월2일부터 17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2거래일 뒤인 5월 21일과 22일에는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하한가→상한가→하한가를 반복하고 있다. 12일은 4.32% 오른 2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유아이에너지는 김대중 정부 당시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씨가 지난해 11월 우회상장과 사명변경을 통해 최대주주로 등장한 회사다. 당시 이 회사는 에너지 개발 분야를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7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올해도 3월 이라크 공사계약과 지난 4일 유상증자 소식에 상한가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중간에 하한가 또는 급락세를 보였다. 3월 이후 상한가는 총 8일, 하한가는 4일을 기록했다. 유아이에너지는 11일에도 하한가를 기록했다가 12일에는 2.35% 오른 7830원으로 마감했다.

◆"아직 검증 안됐다"=유아이에너지.명성과 같은 소형 자원개발주는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과는 별도로 아직 검증된 실적도, 투자에 필요한 자금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SK㈜ 석유개발사업부에 따르면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평균 6~7년 이상의 시간과 최소 수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이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자원개발 성공여부에는 관심이 없는 초단기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증시의 큰 축 중 하나인 외국인투자자도 거의 전무하다. 12일 현재 명성은 전체 주식의 0.11%, 유아이에너지는 0.49%만이 외국인투자자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팀의 김현철 팀장은 "소형 자원개발주의 경우 20%의 해당 기업 관련 주주들이 주가를 이끌고 나머지 80%는 기업의 성공과 관계없이 단기 차익을 쫓는 개인투자자들"이라고 말했다. 조그만 재료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이유가 이같은 초단기투자와 '대박심리'에 있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윤학 연구위원은 "매출과 이익이 확인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뜬구름을 잡겠다는 심리"라며 "일반인이 투자를 결심했다면 모든 것을 잃을 각오로 장기투자를 하든지 아니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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