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세계바둑오픈' - 이세돌, 세번 찔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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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제8회 세계바둑오픈 8강전 제4국
[제9보 (131~148)]
白.胡耀宇 7단 黑.李世乭 9단

백△에 131로 응수하면서 이세돌9단 표정이 칼에 찔린 무사처럼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다. 강수의 화신이라 할 李9단이지만 132쪽으로 들어가 대마의 눈을 없애버리는 강수를 차마 두지 못하고 있다. 중앙의 약점을 노리는 백△가 그만큼 날카로웠다는 얘기다.

132,134의 선수가 결정되면서 후야오위7단의 착수가 빨라졌다. 삶과 죽음의 대회전은 이제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 모습이 영화 속의 느린 화면처럼 진하게 가슴을 울리고 있다. 절세의 무용을 자랑해온 이세돌9단이 전장에서 칼에 찔린 채 서서히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140으로 연결할 때 143이 마지막 공격이다. 백A가 선수라 이곳을 두지 않으면 백은 바로 산다. 이때 후야오위가 또 한번 좋은 수를 두었다. 144의 절단이다. 이 통렬한 절단이 쓰러지는 李9단을 또 한번 찔렀다.

흑이 대마의 두 눈을 방해하려면 '참고도' 흑1로 이어야 한다. 그러나 백2가 선수여서((B의 연결이 있다) 4로 막으면 흑 다섯점이 잡히고 만다. 그래서 李9단은 145,147로 두고 버틴다. 그러나 조용히 파고든 148의 한칼이 또 한번 이세돌의 급소를 찔러버렸다. 이세돌은 석상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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