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사정반 사칭/구청장 등 상대 갈취/부산서 18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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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청와대 사정반 등을 사칭하면서 은행지점장·구청장 등으로부터 청탁비·활동비 등 명목으로 6백만∼1억3천여만원을 갈취해온 브로커·부동산중개원·사이비 기자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돼 18명이 구속되고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부산지검 특수부(황성진부장검사)는 19일 지난달 15일부터 법조계 주변브로커·고위층 사칭 사범 등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청와대 사정반 1차장을 사칭,은행지점장 등으로부터 1억1천여만원을 뜯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조성구(34·무직)·최태수(56·부동산중개원)·의정뉴스 부산주재기자 이현진(25)씨 등 18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세관공무원에게 청탁,구속되지 않게 해주겠다며 밀수범으로부터 5백만원을 받은 정말순씨(34·여) 등 브로커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조씨는 91년 5월 부동산투기사건과 관련,국세청의 내사를 받고 있던 당시 한국상업은행 부산 대교동지점장 김영희씨(49)에게 청와대 사정반 1차장이라 속이고 『사건을 무마시켜주겠다』며 8천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10여차례에 걸쳐 6명으로부터 1억7백여만원을 갈취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조사 결과 조씨는 같은해 7월 청와대 사정반을 사칭,부산시 남구청에 출입하면서 당시 우일현구청장(현 부산시의회 사무국장)으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30만원을 받고 당시 남구청 위생과장 김차웅(43)의 안내로 남구청 관내 유흥업소에 대한 심야영업 단속활동을 직접 지휘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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