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장 속앓이/민주 인선난 국민 인물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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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 2­민주 4 배분에 계파갈등 증폭/대선 승리위한 「호남배제론」에도 불만/민주
민주·국민당이 각각 상임위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뒤늦은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부처로부터 축하인사까지 받은 일부 내정자가 막판에 뒤바뀌고 탈락자들은 강력반발하는 등 어수선하다.
○…민주당은 당초 17개 상임위원장중 의석비례에 따라 6개를 차지한다는 가정아래 신기하(노동) 김덕규(경과) 최낙도(상공) 의원 등 신민계(김대중대표계) 3명과 조순형(교청) 송천영(보사) 박규식(행정)의원 등 민주계(이기택대표계) 3명을 계파안배원칙에 따라 오래전에 내정했다. 그러나 국회정상화협상과정에서 위원장이 5개로 준데다 일부 의원들이 막판뒤집기를 시도,김·이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는 바람에 구도 전체가 뒤틀려져 신민계의 김·신·최 의원이 모두 탈락했다.
대신 박실·안동선의원 등 신민계의원과 민주계 전국구인 신진욱의원이 이들 자리에 들어가 대부대인 신민계몫이 2대 4의 비율로 민주계보다 작아졌다. 이에 따라 박실(경과) 조순형(교청) 신진욱(상공) 송천영(보사) 안동선(노동)의원 등 5명의 상임위원장이 확정된 상태.
이번 진통의 사단은 신 의원으로부터 출발됐다. 신 의원은 서너달전부터 자신의 전국구 헌금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시비를 걸기 시작해 소속계파 수장인 이 대표에게 탈당불사의 배수진을 치고 위원장자리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뒤처리를 김 대표가 맡아 대구·경북지역 배려차원에서 신 의원(대구출신)의 요구를 수락하게 된 것.
또 서울시지부장인 박 의원의 경우 서울시 대선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자리격상차원에서 위원장직을 맡았고 경기지부장인 안 의원은 이런 지역배려차원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셈.
그러나 정부측으로부터 축하화분까지 받은 신기하(광주 동)·최낙도(김식) 두 의원은 조승형비서실장으로부터 「교체」통고를 받자 30일 오후 김 대표를 찾아가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김 대표가 『대선승리를 위해 경기·충청·경북 등 지역안배가 필요하다』는 호남권 배제론을 교체명분으로 삼은데 대해 『상임위 배정이 대선득표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헌금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신 의원의 지명에 대해 『너무 심하다』는 당내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탈락자중 김덕규의원은 신설되는 환경특위위원장을 맡을 것을 권유받고 있고 홍사덕의원이 새로 물망에 오르기도. 박규식의원은 탈락.
그러나 송천영의원(대전동을)은 대전권 공략차원에서 자리를 유지했고 조순형의원은 이철총무의 지원으로 무난히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안배와 시·도지부위원장 우대원칙을 적용하는 바람에 2선인 신진욱·안동선·송천영의원을 상임위원장에 앉혀 3선이상 중진기용관례가 깨진데 대해서도 내부불만이 적잖다. 또 신민계의원들이 『차라리 당을 민주계에 통째로 넘겨라』『호남출신이라는 이유로 더 푸대접을 받는다』며 민주계를 싸잡아 성토,후유증이 증폭될 전망이다.
○…국민당의 상임위배정은 소속의원 31명중 재선이상 7명이라는 원천적 인물난으로 갈팡질팡,막판까지 혼선을 빚었다.
행정·동자위원장 2석을 따냈지만 막상 위원장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후보자격자는 재선이상의 소속의원으로 양순직고문과 당3역(김효영총장·윤영탁정책위의장·김정남총무) 등 고위당직자를 뺀 손승덕·변정일·정몽준의원 등 3명뿐.
김동길최고위원 등 고위당직자들은 30일 오후 손승덕의원과 변 대변인을 상임위원장으로 내정했으나 1일 아침 정 대표는 오히려 변 대변인 대신 윤영탁의장을 상임위원장에 낙점. 결국 1일 오전 김정남총무는 국회제출을 위한 상임위명단을 새로 조정하는 등 뒤늦게 소란을 피웠다.<오병상·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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