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빠진 미셸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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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미셸 위(18.한국이름 위성미).

1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마운트 플레전트의 리버타운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긴 트리뷰트 첫날 미셸 위는 16번째 홀까지 친 뒤 손목이 아프다면서 기권했다. 4개월 만의 복귀라지만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 16개 홀에서 14오버파. 보기와 더블보기가 쏟아졌고, 3번 홀(파 5)과 14번 홀(파 3)에선 이른바 '양파'라 부르는 더블 파를 했다. 지난해부터 그를 괴롭힌 드라이버 공포증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듯 티샷이 오락가락했다. 더 큰 문제는 미셸 위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미셸 위는 두 홀을 남기고 기권했는데 만약 남은 두 홀에서 2오버파 이상을 기록했다면 88타가 넘는다. LPGA 투어는 미셸 위처럼 투어 카드가 없는 선수가 한 라운드에서 88타 이상을 치면 그 해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 현지 언론에서는 미셸 위가 그걸 우려해 일부러 기권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미셸 위는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기권한 직후 "다음주 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미셸 위의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경기를 포기할 정도로 손목이 아픈데 어떻게 다음주 대회에 나갈 수 있느냐'는 이유다.

아버지가 경기 중 조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4번 홀에서 티샷이 숲으로 날아가자 가족들과 함께 볼을 찾은 미셸 위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뒤 드롭 지점을 궁리할 때 아버지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치는 것이 어떠냐'고 캐디에게 말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미셸 위는 티박스로 돌아가 다시 공을 쳤다. 선수는 경기 중 캐디를 제외한 사람에게 조언을 받으면 2벌타를 받는다. 경기위원회는 "미셸 위가 조언을 요청했다는 증거가 없어 벌타는 부여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너무 가까이 서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고했다. 그동안 미셸 위에게 우호적이었던 언론들도 등을 돌리는 인상이다.

한편 브라질 동포인 안젤라 박(19)이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안젤라 박은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예전의 미셸 위는 나의 우상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선영(휴온스)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과 함께 4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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