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날」기념식서 연설 유엔사무총장 특사 젠센씨|"남북한, 유엔 통해 세계평화 기여할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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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은 6·25전쟁후의 경제발전과 80년대이후의 민주화를 통해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번 「세계평화의 날」행사에 참여하여 한국이 세계평화에 무한히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희대광릉캠퍼스에서 열린 제11회 「세계평화의 날」기념식에 참석, 「팍스 유엔(Pax UN)을 통한 국제질서의 전망」 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하고 17일 출국한 유엔사무총장특사 에릭 젠센씨(58)는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한국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젠센특사는 『유엔에서 한국의 역할은 점차 증대될 것』 이라며 『중동과 더불어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던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이제 유엔을 통해 서로 화해와 협력을 이뤄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젠센특사는 『유엔이야말로 명실상부한 국제기관』이라고 전제한 뒤 『세계평화의 날과 86년 세계평화의 해를 제안한 바 있는 경희대 조영식총장이 제기한 「팍스 유엔」은 유엔이 강력한 권한을 바탕으로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고 모든 사람들이 공명한 국제질서에 따라 정당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
젠센특사는 구 소련의 몰락으로 인한 초강대국 지배시대의 붕괴는 유엔이 세계의 중심이 돼야한다는 현실적 요청을 더욱 굳건히 했다면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전과는 달리 중요사안에 대해 유엔을 통해 범 지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냉전체제 붕괴이후에도 세계는 제3차대전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중동·유고등 각종 지역분쟁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문제·마약문제·에이즈등 한 국가의 독자적인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젠센특사는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유엔을 통한 평화구현, 즉 「팍스 유엔」을 통한 항구적인 세계평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영국옥스퍼드대에서 사회인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젠센특사는 90년 체르노빌 국제협력단 부단장을 역임한 뒤 현재는 유엔사무총장보좌관, 95년 유엔창설 50주년기념행사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고 유엔총회 진행담당자로 각 국 대표의 발언순서를 정하는 일도 하고 있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막후에서 돕기도 했다.

<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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