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 새벽 4시까지 “절충”/남북한 고위급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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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측 「하나의 조선」 논리에/「하나의 한국」으로 맞대응
○…16일 오전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8차 고위급회담 제1일 회의는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분과위 접촉이 진전을 보인 때문인지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속에 2시간여동안 계속.
우리측 정원식국무총리와 북한 연형묵정무원총리를 비롯한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분쯤 회담장에 들어서 아침 인사를 나누며 서로 악수를 교환.
정·연 두 총리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악수하는 포즈를 다시 취한뒤 참석,평양의 가을날씨 등을 화제로 5분여간 환담.
연 총리가 먼저 『잘 쉬셨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정 총리는 『덕분에 상쾌하게 지냈다』며 『아침에 숙소 건물 밖을 나가 보니 공기가 상쾌한 전형적 가을날씨여서 가장 좋은 때 평양을 방문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례.
연 총리는 이에 『지금 이곳은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 몸관리를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아침기온이 섭씨 15∼16도로 내려간다』고 소개했고 정 총리는 『서울과는 2∼3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언급.
○…회담장에는 평양에 상주 하는 중국·러시아 기자를 비롯,일본에서 취재차 방북한 일본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중국 신화통신 고호영기자는 유학기간을 포함,10년째 평양생활을 하고 있는 중견기자로 3명의 평양주재 기자중 2명이 이번 회담 취재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우리로서도 이 고위급 회담의 추이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고 기자에 비해 타스통신 기자는 통역을 대동하고 다니면서 회담장을 이곳저곳 기웃거리기도.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부속합의서를 꼭 타결한다는 원칙에 의견접근을 보고 16일 본회담에 앞서 전날 밤 정치·군사위원장 접촉을 심야 마라톤 협상으로 숨가쁘게 전개.
대표단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 제1각에서 있는 이날 접촉은 정치분과위가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군사분과위는 오후 10시30분부터 오전 4시까지 분야별 쟁점을 놓고 절충작업을 진행.
정치분과위 남측 위원장인 이동복대변인은 심야접촉후 기자들과 만나 『타결의 돌파구를 위한 양측의 의견제시가 있었으며 16일 본회담에서 절충안을 검토한후 계속 위원장 접촉을 갖기로 했다』며 『당초 예상보다 전반적으로 회담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말해 부속합의서의 일괄타결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
이 대변인은 『정치분과위의 경우 이행기구 문제는 남측안대로,화해부분은 북측안대로,비방중상 부분은 남측안대로 절충에 성공,몇개의 본질조항을 제외하고는 쟁점 3개항에 합의해 당초 예상보다 타결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신중한 낙관론을 피력.
심야접촉에서 북측은 「하나의 조선」을 계속 주장했는데 우리측 이 대변인은 『그렇다면 우리도 「하나의 한국」논리를 주장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설득해 중립적인 표현을 놓고 계속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
○…북측은 15일 저녁 남측기자단에 ▲회담장에서 도로를 무단횡단 하지 말 것(교통안전원이 강력 단속 예정) ▲김일성주석 사진 게재 로동신문 등 취급에 신경써줄 것 등 2개항의 협조사항을 전달. 이중 1항은 8차고위급회담이 열리는 인민문화궁전 앞 대로를 건너가 주민접촉을 시도할 경우 이를 강력저지 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이며 2항은 김 주석 사진이 들어있는 로동신문 등 현지신문이 기자단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 화장실 등에서 발견한데 대한 항의의 표시.<평양=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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