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제국 LG' 유럽으로 영토 확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LG 그룹은 업계 최초로 폴란드에 LCD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LG는 30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시에서 'LG 폴란드 LCD 클러스터'(사진) 준공식을 했다.

준공식에는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남용 LG전자 부회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 LG 최고 경영진과 엘리비에타 발친스카 폴란드 경제부 차관, 보로츠와프의 라파우 두드키에비츠 시장 등이 참석했다.

남 부회장은 준공 기념사에서 "폴란드 클러스터의 준공으로 한국의 파주, 중국의 난징 함께 세계 3대 LCD 생산 기지를 완성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경영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 LCD 단지에는 2005년 폴란드 정부와 투자 계약을 한 이후 1년8개월 간 4억 유로(5000억원)를 투자했다. 총 155만㎡(약 47만평) 규모의 대지에 LG전자의 LCD TV 생산라인과 LG필립스LCD의 LCD모듈 조립 라인, LG화학의 편광판 세트, LG이노텍의 부품 라인 등이 들어섰다. 경기도 파주 등에서 만든 LCD 패널을 브로츠와프로 수송해 현지에서 생산한 각종 부품을 얹어 TV 세트를 완성한 다음 영국.프랑스.독일 등지에 팔 계획이다. 핵심 기술이 녹아든 패널 제조는 국내에서 하고 조립은 중국과 폴란드 등지에서 수행하는 셈이다. 첨단 기술을 보호하면서 물류비 등을 절약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LG필립스LCD는 대형 TV용 LCD 모듈의 폴란드 생산량을 올해 연간 300만 대에서 2011년에는 1100만 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LG전자는 유럽에서 올해 32~55인치 풀HD급 LCD TV 240만대, 2011년에는 10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유럽 LCD TV 시장에서 7%의 점유율로 5위에 오른 LG전자는 올해 점유율을 12%로 높여 선두에 오르는 게 목표다. 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2011년까지 브로츠와프에 3억 2000만 유로(약 35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미 동유럽엔 필립스(헝가리.벨기에).파나소닉(체코).TTE(폴란드) 등이 LCD TV 공장을 운영한다. 브로츠와프에도 LG필립스LCD의 폴란드 법인에 20%의 지분을 출자한 도시바가 8월 가동 목표로 LCD TV 공장을 짓고 있다. 도로.항공 등 교통의 요지인 브로츠와프는 세계 최대의 디지털 TV 시장인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데 물류.생산비 면에서 최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편 브로츠와프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양문형 냉장고 공장을 설립한 LG전자는 연말에는 에어컨 생산 라인까지 설치해 유럽에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공급하는 전진기지로 폴란드를 육성할 방침이다.

김창우 기자

*5월 31일자 E3면 'LCD 제국 LG, 유럽으로 영토 확장' 기사 가운데 LG전자와 LG필립스LCD가 2011년까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추가 투자하는 금액은 2억7000만 유로가 아니라 3억2000만 유로(약 3500억원)가 맞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