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캠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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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 잘하는 이명박을 확인한 검증의 장이었다."(이명박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

"자신의 정책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박근혜 후보 측 최경환 의원)

29일 토론회에 대한 이.박 양 진영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 후보 측 장 대변인은 "왜 차기 대통령이 이 후보여야 하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토론회였다"며 "예상대로 4대 1의 공세였으나 이명박이란 방패를 뚫기에는 네 분의 창이 너무 무디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이 후보의 뜨거운 사랑이 가감 없이 표출됐다"며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집중 공세는 역설적으로 대운하의 시대적 당위성을 입증해 주었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의원도 "이 후보가 1등 후보로서 당의 화합을 위해 다른 후보들을 포용하는 큰 모습을 보여준 게 토론회를 유익하게 만들었다"며 "토론회 내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 '유쾌한 이 후보'는 토론회의 또 다른 재미였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유승민 의원은 "박 후보가 자신의 정책구상을 충분히 설명한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후보는 콘텐트가 없는 후보임이 드러났다"며 "한반도 대운하의 환경 파괴와 경제성 부분에 대해 이 후보는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박 후보가 '7대 강국이 가능하냐'고 한 질문에는 '약속이 아니라 희망사항'이라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한선교 대변인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박근혜 노믹스'를 설파하는 자리였다"며 "토론 과정에서 이 후보가 내건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비경제성과 비효율성이 집중적으로 공격받았고, 그 허구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토론회 후 이 후보는 "한나라당이 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의미 있다"고 했고, 박 후보도 "한나라당이 선진 정당으로 한걸음 내딛는 희망을 봤다"며 서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홍준표.원희룡 후보는 토론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홍 후보는 "상호 토론이 짧아 일방적으로 정책을 선전하는 식이 됐다"며 "국회 대정부 질문처럼 일문일답을 해야 심층 토론이 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후보 간 정책 기조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선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각 후보의 경제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를 알릴 정도로 토론이 더 깊었다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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