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협력사에 무이자 1조원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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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앞으로 5년간 협력회사에 1조원을 지원한다. 또 매출액 1백20조원, 세전이익 14조1천억원, 투자 15조5천억원을 내년 목표로 세웠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협력회사 지원방안 및 내년 사업목표'를 발표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협력회사에 설비투자 자금 8천7백50억원을 무이자로 지원할 방침이다. 사출.프레스.금형.전기.기구 등 집중 육성이 필요한 5개 업종의 협력회사가 대상이다. 설비투자금액의 50%를 무이자로 빌려주고, 원금은 5년 거치 5년 분할로 상환하면 된다. 이와 함께 협력회사 지도.지원팀을 운영하는 데 7백억원, 제조기술과 경영기법 교육을 전수해주는 데 2백50억원을 쓴다.

삼성은 또 2백억원을 들여 사내 공모를 하거나 희망퇴직자 중 적격자를 선정, 협력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재무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삼성전자 기술인력을 3~6개월 동안 해당 회사에 파견해 지원하는 '단기 파견제'도 시행키로 했다.

이 같은 지원 규모를 모두 합치면 1조원에 이른다. 이는 '상생(相生)경영'을 강조한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李본부장은 "협력회사의 경쟁력을 선진 수준으로 높여 삼성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원혜택을 받는 협력회사는 삼성전자의 1차 협력회사 1천여개 가운데 35%인 3백50개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은 내년에 올해(1백15조원)보다 4% 늘어난 1백20조원의 매출을 달성키로 했다. 세전이익은 올해(10조3천억원)보다 3조8천억원 늘어난 14조1천억원으로 잡았다.

삼성은 또 내년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렵더라도 세계 일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로 하고 설비투자는 올해의 9조6천억원에서 11조1천억원으로, 연구.개발(R&D) 투자는 올해의 3조7천억원에서 4조4천억원으로 각각 늘리기로 했다.

설비와 R&D 투자를 합치면 모두 15조5천억원으로 올해(13조3천억원)보다 17% 늘어난다. 설비투자는 주로 ▶반도체▶LCD(액정화면)▶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에 집중되며, 연구개발 투자는 그룹의 전 사업분야에 고루 실시된다.

李본부장은 내년 초 그룹 정기인사와 관련, "사장단 인사는 1월 중순, 임원은 설날 전에 있을 예정"이라며 "올해 실적이 좋고 내년 전망도 좋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승진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삼성의 임금인상률은 5% 정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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