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 길 반드시 열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28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오른쪽에서 둘째) 등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28일 김한길 대표 등 중도개혁통합신당 지도부를 만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통합이 잘되더라도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되며 반드시 대통합의 길을 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동교동 사저에서 50여 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DJ는 "탈당 당시의 각오로 통합에 임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이 전했다.

DJ의 언급은 통합신당이 민주당과 추진 중인 '소통합'에 국한하지 말고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 전체를 포함하는 대통합에 주력하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29일 그를 예방하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에게 DJ가 어떤 입장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내 특정 인사를 통합에서 제외하는 '배제론'을 고수하고 있다. DJ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잘못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심판받는다"며 "국민은 양당제를 원하며 후보들의 난립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여권의 혼란은 오래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 처해 있었어도 동일한 충고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DJ는 한편 26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 예방 때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하라'고 자신이 촉구했다는 정 전 의장 측 설명에 대해 "특정 주자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내가) 지난해 북한 핵실험 때 사생결단의 자세로 햇볕정책을 얘기했던 심경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나라당, "태상왕 정치" 비판=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지역주의 피해자를 자처했던 분이 지역주의를 다시 조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DJ가 연일 태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며 "DJ의 최근 행태는 지역주의 화신 그 자체"라고 공격했다.

채병건.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