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서 레이저·음파 쏘아 환경오염 추적한다|오염물 증류·농도·이동경로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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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공중에서 레이저 광선이나 음파를 쏘아 대기오염도나 수질오염도를 측정하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의 이동경로까지도 알아내는 새로운 방법이 한국과 독립국가연합(CIS)과학자 합동으로 연구되고 있어 빠르면 95년께 부터는 실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환경연구센터(센터 장 문길주)는 대한항공의 한국항공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7월부터「레이저와 음파를 이용한 대기오염탐지기술 실용화 검색연구」에 착수했다.
문 박사는『국가가 산업화돼감에 따라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물질의 오염도와 이동을 정확히 측정해 방지대책을 연구하는 것은 국민복지와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 리우 환경개발회의 이후 지구환경 문제가 국가 간의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오염도의 정확한 파악과 오염물질의 이동으로 인한 국민복지와 산림 등에 미치는 영향·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특정지점에서의 모니터링 방법은 오차가 크다』고 말하고『이에 비해 공중정찰모니터링 법은 가장 정확하고 실용적인 최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방법은 경비행기로부터 지상 2∼3km에서 레이저나 음향을 지상으로 발사해 오염물질에 부닥쳐 되돌아오는 레이저나 음향의 성질과 세기 등을 수집해 고도별·지역별 오염물질의 종류·농도와 분포 등을 분석해내는 것.
물질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특수한 파장의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 러시아에서는 군사용으로 많이 응용돼왔던 기술이기도 하다.
선진 몇 나라에서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모니터링 방식이 이용되고 있으나 국토가 협소한 우리나라는 경비행기를 이용한 공중정찰 모니터링방법이 더 경제적이고 기동성도 있다.
또 지리적으로도 오염분쟁이 예상되는 중국과 일본사이에 위치해 있어 오염물질의 피해상황과 이동상황을 판별하는데도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특정 공장에서의 공해물질배출량·배출기간·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고 공해물질이 어떻게 이동해 어떤 피해를 일으켰는지도 알 수 있다.
이는 특히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공해물질의 정확한 발생 원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또 지하광맥이나 지하수를 탐사하는데도 효과적이며 대기상태도 파악할 수 있어 기후예측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수집된 자료의 해석으로 이 분야의 경험이 많은 CIS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실정에 맞는 방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선 금년에는 항공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이에 대한 탐색연구를 하고 CIS와의 기술도입 가능성 등을 파악해 내년부터 KIST한 소 협력센터(센터 장·정형진)의 지원을 얻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CIS측은 과학원 산하 대기광학연구소와 인터프로그노즈 연구소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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