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보다 수집에 심취 한국취미복권동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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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취미복권동호회(회장 장영태·46)는 복권수집이 취미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 회는 지난 84년5월 복권수집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10여명의 수집광들이 만나 결성됐다. 그 뒤 회원수가 꾸준히 늘어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1백50여명의 회원들이 열심히 복권을 모으고있다.
『복권 수집에 몰두하다보면 세상살이의 짜증을 다 잊게 됩니다. 회원들도 아마 이 맛에 복권을 모을 거예요.』회원 중 복권 최다 소장 가(10만여 장)이기도 한 장 회장은『생업보다 더 재미있다』며 복권수집을 예찬했다.
보통 수만 장 이상의 복권을 소장하고 있는 회원들은 서로 복권수집을 돕기도 하고 최신 정보도 교환하며 미처 구입하지 못한 복권을 대신 사주기도 한다.
지난 87년 한 회원은 다른 회원이 대신 구입해준 올림픽복권으로 10만원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한 달에 한번 꼴로 만나는 이들은 매월 『수집』이라는 4쪽 짜리 화보도 발행, 국내의 복권동향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회원들이 지금까지 모은 복권은 수천 종에 이른다. 국내에서 발행된 복권의 경우 지난 47년제16회 런던올림픽기금을 마련하기 위한「올림픽 후원 권」을 필두로 이재민구호를 위한 「후생 복표」,산업박람회 복권, 주택 복권, 올림픽 복권, 즉석 복권 등 모두 14종에 이른다. 이들 복권 중 지난 69년9월에 발행된 주택 복권이 최 장수 상품이다.
외국의 경우 구 소련·헝가리 등 공산권을 포함, 세계 1백여 개국에서 복권을 발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들 외국복권도 우편교류를 통해 수집하고 있다.『복권 모으는 사람 마음은 우리나 외국사람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자기가 모은 여분의 복권이 있으면 선뜻 바꿔주거든요.』장 회장은 미 수교국의 복권도 제3국의 수집가를 통해 활발히 교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을 중심으로 복권수집가가 늘다보니 최근에는 거래가격이 형성될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50년대에 발행된「애국복권」등 일부 복권은 수백 만원을 호가한다.
때가 지난 복권은 수집상등에서 사들이며 회원 대부분은 매주 수십 장씩「생돈」을 들여가며 복권을 장만한다. 그러나 이렇게 활발치 복권을 사들여도 10만원이상에 당첨된 회원은 아직 없다. 복권 중 특이한 것(예컨대3조 333333등)은 특히 인기가 있어 회원 중 일부는 이들 복권을 찾아 전국 복권판매소를 며칠씩 헤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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