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석/역사의 현장 자취 살린다(지방 패트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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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시 85년부터 95곳에 건립/올해 훈련원 자리 등 10곳 추가
콘크리트 숲으로 잠식돼 가는 서울시내에 옛 선인들의 자취를 표석으로나마 남기려는 서울시의 「역사 되살려 잇기」작업이 한창이다.
서울시는 8일 표석세우기 10차년 계획기간의 8차연도인 올해도 사헌부터 등 표석설치대상 10곳을 선정,제작에 들어갔다.<표참조>
이 사업은 잊혀져가는 옛 선인들의 생가와 관아가 있던 곳 등에 표석을 설치,시민들로 하여금 역사의 현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민족의 뿌리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85년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시내에 세워진 표석은 85년 현고려병원 앞 돈의문터 등 10곳을 비롯해 86년 10,87년 15,88년 25,89년 16,90년 10,91년 9곳 등 모두 95곳이다.
표석은 서울시가 해마다 4월 「4월 6백년사」「동명연혁고」「서울문화유적 고찰」 등의 자료를 통해 선정한 30여곳의 후보지를 서울시문화재위원·시사편찬위원 등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표적설치위원회에 보내 이곳에서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서울지도와 현재 지번을 대조하고 각종 문헌과 현장답사 등 고증을 거쳐 8월까지 최종적으로 10곳을 선정한다.
가로 95㎝,세로 75㎝,높이 88㎝ 크기의 사다리꼴 화강암위에 지정사유와 유래를 새겨놓은 조석을 붙여 만든 이 표석의 개당 설치비는 원석값·조각비 등을 포함 2백70만원선.
종류별로는 ▲을지로 국립의료원자리의 훈련도감터 등 관아자리 36곳 ▲정동 배재학교자리의 독립신문사 발행지 등 역사기념물 27곳 ▲인현동 명보극장 부근 이충무공생가 등 유명인물 생가 16곳 ▲조선전기 중국사신이 묵던 태평관터 등 숙박시설 6곳 ▲옛 서울대자리를 포함,기타 10곳 등이다.
남도영표석설치위원회 위원(70)은 『표석 설치작업은 후손에게 역사의 현장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러나 남산국사당 등 당시 국가행사를 주관했던 곳의 표석설치가 일부 종교계의 무조건적 비판으로 보류되고 있어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정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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