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도 신입생 유치전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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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전지역 고교들이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2004학년도 신입생 전형을 맞아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의 고입 전형 방식은 모집정원의 60%를 수험생 희망에 따라 우선 배정하도록 돼 있어 우수 학생을 뽑으려면 고교도 대학 못지 않게 학생 유치에 나서야할 상황이다. 특히 도심공동화로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중.동구의 인문계 고교는 우수 학생을 한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고 이정배 교장은 학교 홍보를 위해 라디오광고에 직접 출연 중이다. 문화.대전.기독교방송 등 3개 방송국에서 하루 8차례씩 오는 20일까지 방송되는 라디오 광고에서 李교장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전고에 지원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광고는 동문회에서 6백만원을 지원받아 이뤄진 것이다.

한빛고는 첨단시설을 앞세우고 있다. 이 학교는 오는 22일 지상 3층, 연면적 7백27평 규모의 '새천년 미래관'을 준공한다. 이 건물은 특별교실 11개와 체육관 겸 강당(3백43평) 및 관람석(1백80석) 등을 갖췄다. 이와 함께 기존 교사 건물 북쪽에는 냉.난방 시설 및 전동식 칠판을 갖춘 교실 4개와 화장실을 신축, 신입생 맞이 준비를 끝냈다.

중앙고는 지난 여름 30개 모든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교실바닥에 타일을 깐 데 이어 최근엔 기념품(손톱깍이세트) 2백개를 만들어 학교 인근 10여개 중학교 3학년 담당 교사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 학교 최두철 교감은 "중학교 선생님들에게 우리 학교 홍보물을 교실에 게시해 주고 우수학생을 많이 보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홍보예산 2백여만원을 별도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보문고의 경우는 학교 신문 3천부를 만들어 동구지역 10여개 중학교에 배포했다. 타블로이드판 4쪽으로 만든 신문에는 '올해 서울대 수시 1차 모집에서 12명 합격'기사와 보문고 동문으로 출세한 인물 인터뷰 등 학교 자랑거리가 담겨 있다.

이 학교 차세희 교장은 "학생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왕이면 우수 학생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문을 배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인문계 36개 고교(모집인원 총 1만4천4백90명)는 오는 26일까지 신입생 원서를 접수하며, 합격자는 내년 1월 6일 발표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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