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구하다 일가 4명 익사/본격 피서철 잇따른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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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어제 하루만도 11명 숨져
손자ㆍ손녀와 함께 물놀이를 갔던 70대부부가 물에 빠진 손자를 구하려다 일가족 4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등 물놀이 참변이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면서 21일 전국에서 크고 작은 물놀이 사고로 11명이 숨졌다.
21일 오후 3시30분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무릉계곡 용주폭포 중탕(깊이 10m)에 황치하씨(73ㆍ경기도 용인군 외사면 고안리)부부가 2남 규설씨(43ㆍ잡화상ㆍ서울성산동)의 아들 태상군(10ㆍ서울성서국교 3),딸 유상양(14ㆍ서울 성사중2)과 함께 익사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포옆 바위에서 발을 씻던 태상군이 실족,물에 빠지자 황씨가 태상군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든데 이어 황씨의 부인 최남득씨(72)와 유상양,그리고 황씨의 큰아들 규흥씨(51ㆍS양회 묵호공장장)의 딸 희상양(11)이 차례로 물에 뛰어들었다가 희상양만 구조되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숨졌다. 숨진 황씨 부부는 20일 손자ㆍ손녀 등 일가족 6명과 함께 동해시에 사는 큰아들 규흥씨 집에 다니러 왔다가 이같은 참변을 당했다.
또 이날 오후 3시20분쯤 충남 천안시 유량동 태조산야영장 아래 연못에서 보이스카우트 창립 70주년 기념 전국학생스카우트 야영대회에 참가해 철인경기를 하던 대구 계명대 1년 안수형(20)ㆍ임경희(20)군 등 대학생 2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밖에 이날 오후 9시20분쯤 서울 모진동 건국대안에 있는 연못 일감호에서 모 보건전문대생 김형권군(21)이 술에 취한 채 수영을 하다 2m깊이의 물에 빠져 숨졌다.
같은과 친구 서현준군(19)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쯤 호수주변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김군이 『호수를 한바퀴 돌면 복날에 한턱내라』며 옷을 입은채 갑자기 물에 뛰어들어 7m가량을 헤엄쳐 나간 뒤 허우적거리다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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