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이론 창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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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진보학계의 중견학자들의모임인 「이론」동인이 마르크시즘에 대한 비판과 청산의 분위기에 대항하는 계간동인지 『이론』창간호를 냈다. 이론 동인은 『공산권의 몰락에도 불구, 자본주의예 대한 유일한 비판이론으조 남아았는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실전적 이론의 모색』을 취지로 지난3월 결성됐다.
18명에 이르는『이론』구성원을 보면 정치학쪽에서 마르크시즘적 분석을 대표하는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교수가 편집인이며 편집위원장은 유럽에서 마르크스의 가치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운영씨다.
『자본론』을 완역한 김수항(서울대 경제학과)교수,『현실과 과학』의 발행인이었으며 현재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윤소영(한신대 무역학과)교수등도 눈에 뛴다.
또한 지난88년 한국사회를 신식민지국가 독점자본주의 사회로 규정하고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주창한 논문을 발표해 검찰의 소환을 받았던 서관모(충북대 사회학과)교수, 국가독점 자본주의의 입장에서 포스트 마르크시즘의 유행을 집중 비판하며 이번에 진보적 문화이론지『문화과학』을창간한 강내희(중앙대 영문과)교수등도 동인이다.
각 학문분야에서 진보적 계열을 대표하는 중견학자들이 이같이 총집결한 것은 공산권의 몰락에 따라 불어닥친 마르크시즘의 위기론에 진보진영이전열을 재정비해 학술적으로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론」은「마르크시즘의 위기에 대한 진단」을 창간주제로잡고 「마르크스시즘의 위기와현재성」을 특집으로 내면서『위기의 보편성과 현실성을 냉정히 인정하면서 이데올로기적보수화와 거센 물결을 막아내겠다』밝히고 있다.
특집에서 윤소영교수는「알튀세를 다시 읽으며 마르크시즘의 위기를 생각한다」에서 현실사회주의가 부동의 신념으로진전하던 시대에 벌써 마르크시즘의 위기를 선고한 알튀세의「위기 속에서 마르크스 사상의 모순들을 작동시킴으로써마르크스주의를전화시켜 나간다」는 문제의식을 발전시켜한국에서의 위기의 특수성을분석하고 있다.
서울사회과학연구소의 강독회 등을 통한 공동작업의 결과로 발표된 이글은「우리 사회가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라는 분석은 출발점으로서여전히 유효하다」고 옹호하고있다.
김세균 교수는「국가·대중,그리고 마르크스주의적 정치」에서 마르크스주의의 이름으로행해지는정치가대중의 정치적 실전을 억눌렀던 역설을 고발하고 있다.
김수항교수는「자본의 세졔적 재편과정과 노동자계급」에서 자본의 세계적 재편이 초래하는 작용과 반작용의 분석을통해 자본주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서관모 교수는「마르크스주의계급이론의 현재성」에서 계급정체성의 동요에도 불구하고여전히 계급투쟁이 유효한 실천임을 강조한다.
이 글은 특히 마르크스의 계급정치 사상에 컬여돼 였는 대중정치·대중민주주의의 가능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계급투쟁 이론을 확대·전화시키려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권두논문「무엇을 할것인가」는 철학·역사학·정치경제학·사회학·문화등 분야별로 마르크스주의자의 입장에서 본 위기극복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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