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번동 치료비마련 바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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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 이웃들이 순미를 살립시다.』
서울 번동3단지 영구임대아파트단지안 종합사회복지관 1층강당에서는 3일부터 백혈병에 걸린 경순미양(8·번동국교 2년) 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영세민 이읏들이 마련한 바자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봄소풍을갔다 갑자기 쓰러져 고대부속병원에서의 진단결과「급성 백혈병」 이라는 선고를 방은 순미양은 그날로 입원해 1년 넘게 의로운 병상생활을 하고있다.
가구배달을 하며 지난해봄에야 겨우 13평까리 영구임대주택에 다섯식구의보금자리를 마련한 아버지 경원낭씨(47)와 파출부로 일하는 부인 오경숙씨 42) 의 수입으로는 1주일에 70만∼80만원씩 나오는 순미의 병원비를 대기란 불가능했다.
통·반장의 입을 통해 순미의 딱한 사정이 도봉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이종숙·탁·여) 에 알려졌고 복지관측은 수천만원이들 병원비 마련을 위해 바자를 주선했다.
주민들은 자신들도 10평안팎의 비좁은 공간에 거주하는 도시영세민이지만 통별로 모금함을 돝려 거둔 2백14만1천2백원을지난달 29일 경씨에게 건네줘 따뜻한 이웃사랑의마음을 보여줬었다.
5일까지 졔속될 바자에는 (주)이랜드가 티셔츠·남방·청바지등 하자품 2천여점을 거저 내놓아 시중에서 1만∼3만원선인 옷가지가 한벌에 5백∼1천원씩에 팔린다.
『한 보따린데 1만원밖에안되네요. 조금이나마 순미 치료비에 보탬이 됐으면….』
개점 세시간만에 준비된옷의 절반 이상을 구입해간 3단지 4백여 주민들의 한결같은 말.
번동국교 전교생과 선생님들도 이날 모금한 5백66만8백77원읕 순미에게전달하기 위해 이 학교 최갑숙교장(58·여)과 담임 정탁화선생님(42)이 학생대표들과 병원을 방문했다.
오후7시까지 열린 바자에서 첫날 모금된 돈은 모두 1백15만3전4백원.
앞으로 이틀동안 더 모아도 수익금은 3백만원이못될것으로 예상돼 수천만원에 이를 치료비에는 그야말로 「작은성의」 에 불과하다.
그러나 순미틀 살리자는데 뜻을 같이한 3단지 주민과 번동국교 학생·교사일동은 이번 바자를 졔기로「순미돕기 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인 모금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병실에 누위있는 순미는『저를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하루빨리 학교에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김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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