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 당뇨환자 … 300만 육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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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나라 인구의 8%(296만여 명)가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조기 진단과 환자 관리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3년 기준으로 전국 20~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뇨병 전국표본조사'를 11일 발표했다. 당뇨병에 대한 전국 단위의 대규모 조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처음으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1년 내 숨을 거둔 환자 비율은 7.6%였다. 이는 국민 평균 사망률보다 7.5배 높은 것이다. 2003년 이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던 환자까지 합하면 사망률은 3.9%로 일반인 사망률의 3.1배였다. 김재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원은 "당뇨병 초진 환자의 사망률이 기존 환자 사망률보다 높다는 것은 당뇨병을 너무 늦게 발견해 치료가 어려운 환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며 "당뇨병을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병 여부를 꼭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이 이미 생긴 환자에 대한 관리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당뇨 환자 296만 명 중 1년에 한번이라도 진료를 받은 환자는 53%에 그쳤다. 당뇨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인 '당화혈색소'검사를 연 1회 이상 받은 환자는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미세 단백뇨에 대한 검사를 한 경우는 3.35%에 불과했다. 6개월에 한번 발을 관찰하는 진단을 받은 환자는 1%에도 못 미쳤다.

당뇨병 환자에게 들어가는 건강보험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다. 2003년 당뇨병 환자 치료에 쓰인 건강보험 진료비는 3조1800여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19%에 달했다. 1인당 진료비로 따지면 당뇨병 환자는 국민 평균에 비해 4.6배를 더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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