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알콜 의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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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년여전 어느날 50대 중반의 자영업을 하는 남자가 부인과 함께 병원에 왔다.
그 남자는 거의 매일 저녁 술을 마시고 3, 4일에 한번씩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시므로 다음날은 두통·복통·구토로 출근이 불가능하는등 직장과 사회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저녁때만 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불안해 술을 마시게 되고 취한후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며 세상 모든 것에서 도피할수 있게 되므로 술을 끊을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환자는 자진해 입원했고 병실 적응을 잘하고 약도 열심히 복용해 곧 기분이 안정되고 증세의 호전을 보였다.
그는 5일후 퇴원했으나 그후 다시 음주를 계속하게돼 다시 입원하는 것을 1년이상 반복했다. 그러나 계속된 투약과 정신치료, 본인과 가족의 적극적인 협조로 마침내 거의 술을 끊을수 있었고 규칙적인 직장생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이상과 같이 알콜의 문제는 남용(abuse)·중독(alcoholism)상태로 크게 구분하나 이 구분은 임상적으로는 모호하게 돼 있다.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무의식적 정신역동으로 보면 자기파괴적인 욕구를 들수 있다. 즉 적대감→자책감(죄의식)→자학적 경향→욕구좌절·절망→알콜중독으로 설명되고 있다. 한마디로 만성적인 자살행위로 볼수 있다.
진행경과는 알콜남용과정에서 심리적의존 상태, 신체적 의존상태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손떨림·무력감·간장애·뇌기능장애·신경염·기타각종 질병을 초래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지지적 정신요법과함께 클로르디아데폭사이드·클로르프로마진등의 약물을 투여한다. 안정과 충분한 비타민·수분·단백질의 섭취도 필요하다.
때로는 알콜의 길항제를 투여하기도하나 부작용이 심하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금주동호인회」와 같은 단체에 참여해 정기적 모임을 갖고 좋은 경험을듣고 서로 격려·의지하면서 재활의 길을 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입원해 재활치료를 할때는 폐쇄병동에서 적어도 6개월이상 지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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