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표기 한국에 유리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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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세계지도책(Atlas of the World)’ 2005년판(左)은 동해에 대해 ‘SEA OF JAPAN’과 ‘EAST SEA’를 병기했다. 기존 1999년판(右)은 ‘SEA OF JAPAN’만 표기했었다. 10일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윈포드 윌리엄스 의장은 세계 지도.해도 제작의 지침이 되는 ‘해양과 바다의 명칭과 경계’ 개정판을 동해 수역의 명칭을 뺀 채로 우선 발간한 뒤 남북한과 일본이 합의하면 추가로 발간하자고 제안했다. [중앙포토]

동해 명칭 표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모나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를 일본해라 주장해 온 일본의 기득권이 사실상 부정되고 동해 수역 명칭이 논쟁 사안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세계지도.해도(海圖) 제작의 지침이 되는 '해양과 바다의 명칭과 경계' 4차 개정판 발간을 위해 논쟁이 되고 있는 동해 수역 부분을 일단 제외하자는 의장 제의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윈포드 윌리엄스 총회 의장이 이날 열린 '해양과 바다의 명칭과 경계' 개정판 회의에서 동해 수역만 빼고 이미 합의된 다른 수역에 대한 사항을 반영해 제1권을 발간한 뒤 동해 문제는 남북한과 일본이 추후 합의할 때 별도로 제2권을 발간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바다의 명칭에 대해 이견이 없는 부분을 우선 발간하고 동해 부분은 남북한.일본이 합의했을 때 펴내자는 얘기다.

한.일 양국의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동해 수역의 명칭이 들어간 4판이 발간될 수 없다는 점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의 주장과 달리 일본해가 국제 사회에서 확립된 명칭이 아니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의장이 총회 석상에서 밝힌 해법이기 때문에 상당한 무게감을 가진다"고 했다.

윌리엄스 의장의 제안이 나오자 일본 측 대표단은 즉각 이의를 제기한 뒤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다. 이에 의장은 일본 대표단에 본국 정부와 협의한 뒤 공식 입장을 전해 달라고 제안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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