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킨들러 회장 내달 방한 "한국과 신약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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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과 손잡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한다.

이상기 생명공학연구원장은 8일(현지시간) 미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바이오 2007' 행사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화이자로부터 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과학 분야 연구를 함께 하자는 확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달 화이자의 제프리 킨들러 회장(CEO)이 우리 연구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구체적인 연구 주제와 연구 방식.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킨들러 회장의 한국 방문이 이뤄지면 그의 첫 방한이 된다. 따라서 화이자가 이번 공동 연구에 거는 기대가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생명연이 활성산소 연구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 온 점을 화이자가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조셉 팩츠코 선임 부회장을 포함한 20여 명의 화이자 임원진은 한국을 찾아 생명연 등 연구 시설과, 신약 관련 임상시험을 하는 병원 등을 돌아봤다. 당시 팩츠코 부회장은 생명연의 연구 시설을 높이 평가하고 생명연과 기초과학 분야에서 공동 연구하는 방안을 급속도로 추진해왔다. 지난달 말 화이자의 고위 임원이 생명연을 다시 방문한 자리에서 생명연은 다섯 가지의 공동 연구안를 제시했다. 화이자는 이 가운데 두 가지 정도의 연구 주제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등으로 유명한 화이자는 지난해 45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무려 7조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이 회사는 한국의 임상시험 능력을 높이 사 2002년 이후 임상 연구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190억원을 국내에 투입한 데 이어 올해는 226억원을 쓸 계획이다.

화이자는 대학과 관련 제약업계를 상대로 전 세계에서 약 250개의 연구개발 파트너를 확보해 기초과학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이들과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또 전체 신약 후보 물질의 45%를 화이자 내부의 연구개발센터가 아닌 외부에서 라이선스 계약으로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대개 다국적 제약사의 이 비중이 2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화이자는 공동 연구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상기 원장은 "신약 개발 경험이 풍부한 화이자와 손잡고 기초과학 분야에서부터 공동 연구를 하면 신약 개발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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