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코치 크로아티아 농구 스타 미국 무대 노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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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제 유럽에서는 더 배울 것이 없다. NBA(미국프로농구)가 새로운 도전무대가 묄 것이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의류 메이커 베네통 소속이며 뛰어난 테크닉을 바탕으로 각종 대회를 휩쓸어 「유럽의 마이클 조던」이란 명성을 획득한 크로아티아 출신 농구스타 토니 쿠코치(23·애칭 쿠키)가 미국 프로 농구 최강 시카고불스에서 뛰게 될 전망이다.
지난 83년 유고슬라비아 스플리트 지역 팀 코치의 눈에 띄어 14세의 나이로 농구를 시작한 뒤 유고슬라비아 주니어 대표팀·국가대표팀의 핵심멤버로 급 성장한 그는 지난해 이탈리아 국가대표팀과의 대전에서 19득점, 15리바운드, 15어시스트, 15개의 블로킹 등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2m7㎝·95㎏인 그는 학창시절 탁구·축구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만능 스포츠인.
유고슬라비아 내분 격화로 올해 초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로 건너간 쿠코치는 베네통 사와 1천3백만 달러(약 1백억 원)에 5년 계약을 하고 광고모델 겸 베네통 사 농구팀 트레비소에서 활약중인데 시카고불스 팀이 같은 액수의 연봉과 파격적인 대우로 스카우트 제의를 해온 것.
특히 시카고불스 팀의 스카우트 책임자 크라우제는 90년부터 쿠코치의 고향인 아드리아해 근처 항구도시 스플리트를 두 번씩이나 방문, 쿠코치가 이적결정을 내리기까지 새 계약 체결이 연기되어져야만 했던 팀의 핵심선수 피핀과의 관계를 어색하게 하면서까지 쿠코치의 최종결정 시한을 연장해주었다.
NBA이적의 유일한 장애는 그의 입단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시카고불스 팀 선수들의 적대감이었다. 특히 마이클 조던은 만일 쿠코치가 팀에 들어올 경우 시카고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강경한 거부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쿠코치의 명성을 자주 전해들은 조던이 반대 입장을 많이 누그러뜨리는 등 기존선수들의 입장이 변해가고 있고 베네통사도 다음 시즌이후에는 쿠코치의 미국 행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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