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바벨「첫 금」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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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정상의 역사 전병관(24·고려대4)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역도사상 첫 금메달 획득과 함께 세계신기록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아져 체육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전병관은 지난 주말 실시한 자체 기록 평가전 용상에서 힘들이지 않고 첫번째 시기에서 1백70㎏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워 역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56㎏급 용상 세계 최고기록은 약물 복용 혐의가 짙은 네노 테르지스키(불가리아)가 지난 87년 수립한 1백71㎏. 테르지스키는 이 기록 수립 후 즉시 은퇴, 지금은 거동이 불편할 정도의 약물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병관은 또 22일에는 인상종목 기록평가전을 가질 예정인데 현재의 연습기록이나 기량으로 1백33∼1백35㎏은 언제라도 들 수 있다는게 이춘식(조폐공사)대표팀 감독의 설명.
이 정도만으로도 합계기록이 3백3∼3백5㎏에 해당,「인간기중기」「포킷 헤라클레스」로 불리며 80년대를 풍미했던 나임 슬레이마 노글루(불가리아에서 86년 터키로 망명)가 지난 84년 합계에서 세운 전설적인 세계최고기록 3백㎏을 간단히 넘어서게 된다.
전병관이 공식대회에서 수립한 자신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독일 도아누싱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 마크한 인상 1백30㎏, 용상 1백65㎏, 합계 2백95㎏으로 불과 7개월만에 7∼8㎏을 올려놓는 무서운 기록행진을 하고있는 것. 이 체급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구소련의 미르조얀의 당시 합계기록이 2백925㎏임을 감안하면 전병관의 기록은 엄청난 것이다.
물론 전병관의 최근 기록은 한계 체중인 56㎏을 3㎏정도 초과한 상태에서 세워진 것이라 체중을 줄일 경우 드는 중량은 다소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전병관은 이제껏 체중조절로 고생한 전력이 없을 정도로 감량에 여유가 있는데다 최근의 기록이 베스트를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워진 것이어서 최상의 몸 상태와 컨디션으로 전력을 다할 올림픽에서의 신기록수립은 기대해도 좋다는 게 전병관 자신은 물론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특히 전병관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주니어선수권을 필두로 아시안게임,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전관왕이 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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