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최창신 부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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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축구계가 요즘 뒤숭숭한 분위기다. 프로건 아마건 간에 심판 판정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고 일각에선 각급 대표단구성이 「편파인선」이라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축구 D조 예선에서 한국이 일본에 패한 것을 두고 「15년만의 대이변」이라며 축구협회의 대표팀 관리소홀을 성토하기도 한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2월 김우중 회장의 부름을 한사코 고사하다 축구협회 일선행정 책임을 맡은 최창신 수석부회장(47·사진)은 『월드컵 연속2회 출전의 위업을 이룬 한국축구는 더 이상 아시아지역만을 무대로 삼기보다는 세계 속의 한국축구로 뚜렷한 이미지를 심는 작업을 한시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육기자를 거쳐 행정관료(현 민자당 전문위원)로 변신, 오랜동안 체육청소년부에 몸담아와 나름대로 체육행정의 선후를 돌아볼 줄 안다는 평점을 받고있는 최 부회장을 「스포츠 초대석」에 초대했다.
―취임한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요 .
▲취임초 막연하기만 했던 협회살림의 우선 순위를 파악, 하나씩 추진하다보니 사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보냈습니다.
아직 결실을 맺지 못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십시요.
―축구인의 염원이라 할 전용구장 건립은 연내 실현 가능할는지요 .
▲솔직히 말해 계획은 서있는 게 사실입니다. 부지(1만평·축구장3면)선정도 끝났고 이를 위한 예산(축구기금 15억원 포함)도 이미 확보돼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아직 축구인 총의를 물어야할 절차가 남아있고 행정처리상 관계부처로부터도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최대걸림돌입니다.
―최근 심판오심이 적잖게 물의를 빚고있는데요.
▲오심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만 앞으로 전담심판제의 도입 등을 통해 심판진의 자질함양을 도모할까 합니다. 심판위원회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 엄격한 신상필벌의 상벌관리를 법제화하는 방안도 강구중입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심판판정을 존중하는 그라운드풍토 조성이 선결과제임은 물론입니다.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도.
▲제 사견입니다만 무엇보다 경기방식의 과감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팬 서비스의 차원에서라도 새 승점제의 전면도입과 대회방식의 개편 등을 고려해봄직 합니다. 특히 대회운영은 한 시즌의 페넌트레이스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연간 4∼5개 단위의 별도리그로 구분해 진행함으로써 리그마다 박진감을 더해주는 단일 이벤트방식을 채택하는 방안이 바람직합니다.
―28년만의 올림픽 자력진출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 큰데요.
▲그 동안의 훈련성과로 미뤄 당초 목표한 8강 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주 청와대보고에서도 목표달성은 자신한다고 보고했습니다만 솔직히 올림픽대표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 90년12월 발진한 올림픽대표팀은 그동안 해외전훈 5회, 국내평가전 6회 등 모두 30여 게임을 치렀고 이를 위해 투입된 훈련비만도 줄잡아 12억원에 이른다)
최 부회장은 또 지난달 청소년대회(19세 이하) 아시아5조 예선에서 일본에 뜻밖의 패배에 대해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남은 임기동안 유소년 및 청소년축구의 부양책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덧붙여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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