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글쓰기요? 이젠 재미있어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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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초 4학년 슬기반 홍혁기 학생이 '바다가 기름으로 오염된다면 어떻게 될까요'란 선생님의 질문에 자기 생각을 1분간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바다가 오염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아름다운 경치도 볼 수 없고, 조개나 해삼도 먹을 수 없어요."

"고기 잡는 배가 사라지고 우리가 놀 수 있는 환경도 없어져요."

지난달 20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 금성초등학교(교장 윤옥영) 4학년 슬기반 교실. 학생 30명이 앞 다퉈 손을 들고 발표에 나선다. 퍼니 3월호 3주째 주제인 '죽어 가는 물, 사라져 가는 생물들'을 공부하는 모습이다. 40분 수업 내내 교사는 질문하고 학생은 발표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금성초등학교 전교생 720명은 올 1학기부터 정규 수업시간에 중앙일보NIE연구소 발간 논술 교재 '퍼니'로 공부하고 있다. 퍼니는 월간지 형태로 발간되며 초급.중급.고급으로 나눠 수준별로 배울 수 있다.

윤옥영 교장은 "세계화 시대엔 초등학생 때부터 통찰력과 유연한 사고력을 키우는 통합논술 교육이 필요하다"며 "퍼니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를 키워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소진권 논술실장은 "퍼니엔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기사와 생각 키우기 문제가 많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더 호의적이다. 4학년 성채은 양은 "전에는 부끄러워 발표를 못 했는데 논술 수업을 하면서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잘 말하게 됐다"고 좋아했다. 같은 학년 박재민군도 "친구의 주장을 듣다 보면 내 생각이 훨씬 정리가 잘 된다"고 말했다. 오진우군은 "글쓰기가 힘들지 않고 재미있어졌다"며 즐거워했다.

또한 퍼니로 수업한 뒤부터 아는 게 많아지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홍재표군은 "한.미 FTA 기사를 읽고 부모님과 FTA가 실시되면 쇠고기 값이 어떻게 달라질지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재민군은 "인스턴트 식품에 관한 기사를 읽고 엄마.아빠께 야채를 많이 먹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궁금한 게 많은 학생들은 가정에서 질문 공세를 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관심도 커져 지난달 18일과 20일엔 학부모를 위한 논술 연수를 하기도 했다.

김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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