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고기 한 근이 효의 전부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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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얼마 전 TV뉴스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
다름 아닌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가족임대회사」라는 신규직종이 생겨나 노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있다는 사실이다.
홀로 사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말 그대로 가족 일을 임대하여 몇 시간 동안 같이 시간을 보냄으로써 외로움을 달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그 비용은 3시간에 우리 나라 돈으로 90만원정도라는 것이다.
비용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것은 사회가 안고있는 병폐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점점 사라져 가는 효 사상의 극단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사회현상은 어떠한가. 우리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었던 우리의 부모님들은 지금 홀로 계시지는 않는가.
어버이날과 명절에만 생겨나는 효 사상 덕분에 한 송이 카네이션과 한 근의 고깃덩어리로 1년 동안의 무관심을 치유해버리려는 우리의 풍조 때문에 우리의 부모님들은 더욱 절망하고 끝없는 소외감에 젖어있게 마련이다.
예로부터 충효사상을 최고의 덕으로 살아온 우리민족이다. 가정이 국가발전의 초석이 됨을 상기하고 한번쯤 진지하게 우리의 부모님을 생각해야될 시기인 것 같다. 이종식<경기도 수원시 영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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