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 거래량 예탁금/모두 연중 최저/수렁 빠져드는 국내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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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이틀 전산망 고장 투자자 낙심
8일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기록들로 홍수를 이뤘다.
종합주가지수·거래량·고객예탁금이 모두 연중 최저치 수준을 보이는 증시의 우울한 「3저현상」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들어 12번째인 증권전산고장까지 겹쳤다. 9일에도 사고는 이어졌다. 8일의 고장은 종합주가지수·거래량·매매가격 등 투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문의 시스팀의 고장이었다. 그동안의 전산고장은 대부분 주문을 받아 이를 전달하는 공동온라인망이나 매매를 체결하는 시스팀에서 났었는데,이같은 고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후 2시부터 3시20분까지 투자자들은 「정보의 암흑」 상황에서 제대로 주문을 내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증권전산이 제공하는 화면정보의 지수는 5일보다 7.73포인트 하락한 5백61.47에서 정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증시안정기금은 이 사고기간에 3백20억원에 이르는 매수주문을 집중적으로 냈으며,그 결과는 5시20분에야 처음으로 지수가 5일보다 5.55포인트 하락한 5백63.65로 나타났다.
결국 일반 투자자들은 어떻게 매매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는 「눈뜬 장님」이 된 상황에서 증시안정기금만 「손전등」을 켠채 왔다 갔다 한 셈이 됐다.
이날 증시에서는 주가가 최저치에 접근하자 당국이 전산장애를 일부러 일으켰다는 악성루머까지 나돌기도 했다. 물론 증권전산 장애가 주가를 왜곡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과거 증권전산사고를 돌이켜보면 전산장애를 전후해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였던 경우가 많았다(중앙일보 3월10일자 경제면 보도). 따라서 왜 주가가 크게 움직였던 날에 하필 전산에 장애가 생기느냐고 투자자들은 묻고 있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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