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신뒤 두통은 메틸알콜 성분 때문/메틸알콜이 뭐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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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희석식 소주보다도 과실주에 더 많이 들어있어/15㎖ 단번에 섭취땐 시력장애… 치사량 백30㎖
과음을 했다싶으면 다음날 아침 으레 머리 양쪽 관자놀이가 지끈거리고 뒷목이 뻣뻣해지는 두통. 술국으로 속을 풀고 사우나로 술독을 빼려하지만 아침나절 양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바로 그 두통의 원인이 술에 용해된 메틸알콜 성분 때문이다.
구소련(CIS) 아에로플로트항공사 여객기 기장은 지난해 서울 이태원동의 한 호텔에서 「꿩 대신 닭」이라며 「술 대신 메틸알콜」을 과음했다가 숨졌다.
그는 낯선 땅에서 간절한 술생각에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않아 궁리끝에 화공약품 가게에서 값싼 메틸알콜 원액 두병을 사 술(?)을 만들어 마시다 변을 당한 것이다.
메틸알콜(일반명 메탄올)은 술의 주성분인 에틸알콜(에탄올)과 달리 독성이 강하다.
약리학 등 관계전문가들에 따르면 알콜은 모두 40여종.
그 가운데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 에틸알콜이다. 술에는 에틸알콜이 주로 들어있지만 정제과정에서 미처 걸러지지 않은 메틸알콜 성분이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정제과정을 거치는 화학주보다 과실주에 메틸알콜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편. 과실주를 과음하면 두통이 더 심한 것도 알고보면 메틸알콜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행 식품공전의 허용치(1백80㎖병 기준·2홉들이 반병)는 과실주가 최고 1백80㎎,소주가 90㎎까지다.
메틸알콜의 공기속 허용기준은 선진국의 경우 2백PPM이나 우리가 먹는 식품·약품의 경우 농도보다 총 섭취량이 안전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척도다.
메틸알콜은 15㎖ 이상 한꺼번에 섭취하면 시력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고 치사량은 평소 포도주를 많이 마시는 프랑스·이탈리아인의 경우 2백50㎖이나 동양인 등은 그 절반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이번 징코민 파동에서도 본질적으로는 농도보다 섭취량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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