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43.9% 증액요구/49개 부처서 47조7천억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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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획원 14%선 고려… 대폭 삭감 불가피/철도청은 3백47%나 늘려 제출
정부 각 부처에서는 내년 예산을 일반회계 기준으로 올해보다 43.9%,특별회계까지 합쳐서는 52.2%를 각각 늘려 요구해왔다.
경제기획원이 6일 발표한 「93년도 예산요구 현황」에 따르면 49개 예산편성 소관부처가 요구해온 내년 예산규모는 ▲일반회계가 47조7천8백51억원으로 올해 예산(33조2천억원)보다 43.9% 늘어났으며 ▲일반 회계와 재정투융자 특별회계를 합쳐서는 60조6천5백50억원으로 57.2% ▲일반회계·특별회계 전체를 합칠 경우 78조6천23억원으로 이는 올해보다 52.2%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경제기획원은 내년 에산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을 크게 넘지 않는 13∼14% 수준으로 잡고 있어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일반 회계 기준 예산요구액을 부처별로 보면 철도청이 올해보다 무려 3백47.5%가 늘어난 예산을 요구해온 것을 비롯해 교통·상공·체신·농림수산부·환경처 등 8개 부처가 올해보다 예산규모를 1백%이상 높여 요구해왔고 보사·동자·문화·노동부 등 14개 부처가 예산요구액을 50% 이상 높여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규모가 가장 큰 국방부는 내년 예산으로 올해(8조4천1백억원)보다 18.1% 늘어난 9조9천3백18억원을,교육부는 36.9% 늘어난 8조9천7백94억원(92년 6조4천3백30억원)을 각각 요구해왔다.
일반회계·특별회계를 합친 주요 부문별 예산요구액을 보면 ▲양곡기금 지원 등을 포함한 농어촌 지원사업에 올해(2조3천6백6억원보다 1백27.4% 늘어난 5조3천6백91억원 ▲도로·철도·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투자에 69.9% 증가한 6조9천8백92억원을 배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업비 재원 올 수준 넘지 못할듯(해설)
정부 각 부처가 경제기획원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편성 요구는 기본적으로 일단 요구해놓고 보자는 식의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으며 사업비요구가 엄청난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작년과 비슷하다.
내년도 예산요구 증가율 43.9%(일반회계)는 작년(전년대비 52.7%)보다는 다소 줄었다고는 하나 예산당국이 이미 내년도 예산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을 크게 넘지 않는 선」으로 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놓은 수준이며 특히 각종 정부지원사업에 쓰여지는 재정투융특별회계는 올해 규모(5조3천9백39억원)보다 무려 1백38.6%가 늘어난 12조8천6백99억원을 요구해왔다.
기획원은 내년도 실질성장률 7%,물가상승률 5%를 전제로 경상성장률 12∼13%,예산규모는 내부적으로 13∼14% 증가로 상정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규모(일반회계)가 올해(33조2천억원)보다 14% 늘어난다 칠때 약 37조8천5백억원 정도가 예상되며 결국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요구액중 일반 회계에서만 약 10조원을 깎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예산요구가 폭증한 사업비에 있어서도 법정교부세율 부활이후 급증하고 있는 지방 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이 내년에는 더욱 큰폭의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양곡관리기금의 추가소요,방위비·공무원인건비 등의 증가소요를 감안할때 사업비로 쓸 수 있는 재원은 올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어 대폭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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