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1회 우승 주역 강문길 감독 "마치 딸을 시집 보내는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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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우리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는데 철거된다고 하니 가슴 한쪽이 휑합니다."

3일 마지막으로 동대문야구장에서 치러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강문길(사진) 단국대 감독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강 감독은 1967년 제1회 대통령배에서 경북고가 우승할 당시의 주역이다. 2학년이었지만 유격수 겸 부동의 4번 타자를 맡아 경북고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달 딸을 시집보냈다"는 강 감독은 "곧 철거될 동대문야구장을 바라보는 마음이 마치 딸을 시집보낼 때와 비슷하다"며 잔뜩 찌푸린 하늘을 올려다봤다.

당시 강 감독이 속한 경북고는 '무적'이었다. 67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선린상고를 3-0으로 제압하고 첫 우승을 했고, 이듬해엔 전국대회 전관왕을 차지했다. 임신근(작고).조창수(전 경북고 감독) 등이 동기생이고, 당시 선린상고에는 유남호.김우열 등 쟁쟁한 멤버들이 있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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