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신 가축사육 급증/개·메추리·사슴 등 “강정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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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흑염소는 한해사이 64% 늘어
강장·강정식품 수요가 갈수록 늘면서 개·산양(흑염소)·오리·메추리·사슴 등 사육이 부쩍 늘어나는 반면 한동안 각광을 받았던 여우·밍크 등 모피 가죽은 모피업계 침체로 사육마리수가 1년새 절반이하로 줄었다.
소·돼지 등 전통(?)가축 사육이 사료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보신」가축사육의 이상증가현상은 또하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농림수산부가 읍·면 등 전국 일선행정조직을 통해 조사한 91년말 현재 가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육 마리수가 가장 크게 늘어난 동물은 보신약용으로 쓰이는 흑염소로 90년말 21만1천마리에서 91년말에는 34만6천마리가 돼 64%나 많아졌다. 값이 뛰어 농가의 사육의욕이 커진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늘어난 가축은 역시 건강식인 오리로 91년말 1백18만8천마리로 집계돼 1년전에 비해 47% 증가했다. 오리로스·오리탕 등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이제는 고급식당이 아닌 곳에서도 식탁위에 등장하는 메추리알의 대중화에 따라 메추리 사육마리수도 90년말보다 21% 많아진 3백86만8천마리로 조사됐다.
녹용을 생산해내는 사슴 사육 역시 증가해 90년말 5만3천마리였다가 91년말에는 6만1천마리로 16% 늘었다.
사슴은 81년 1만1천마리에서 계속 증가추세였으나 올해부터 사슴수입이 자유화됨에 따라 값이 떨어져 앞으로는 사육이 줄어들 전망이다.
개 사육 마리수는 90년말 1백87만2천마리에서 지난해말엔 2백8만8천마리로 2백만마리대를 돌파하며 1년새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여기에는 애완견·진도개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보신용 수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던 여우·밍크 등 모피가죽은 이상난동 등 불황으로 지난해 종족이 급격히 줄어드는 수난을 겪었다. 여우는 지난해말 8천5백마리로 1년전에 비해 56%나 감소했고 밍크도 44% 줄어든 2만6천마리에 그쳤다.
양털을 생산해내는 면양은 이미 외국산 양털이 우리 시장을 점령한 탓으로 지난해 3천여마리에 그치고 그나마 연구용이 대부분이어서 멸종상태가 됐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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