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용기자의행복연금술] 'T자표' 자산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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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행복한 부자들의 돈버는 습관'이란 책에선 '5%'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우리 몸은 물이 5%만 부족해도 혼수상태가 된다.마찬가지로 재테크 세계에서도 5%가 매우 중요하다.지출을 5% 줄인다고 당장 생활에 어떤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하지만 저축이나 투자 쪽은 얘기가 다르다.5%를 더 보탠 3년,5년,10년 뒤 자산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엄청나게 불어나 있다.복리의 효과까지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투자나 저축을 늘려도 될 만큼 둑에 물(돈)이 충분한지,혹시 곳곳에서 새는 곳은 없는지부터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다시 말해 재테크를 하려면 투자자 자신의 상황이 어떤지 따져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나와 우리 집의 자산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까. '부자아빠의 비밀노트' 지은이 김대환씨가 제시한 'T자형 자산 현황표'가 그 중 간단한 방법이다.

우선 종이 위에 T자를 그린 뒤 왼쪽 편엔 자신의 재산(자산)을 적어본다.여기엔 거주하는 집의 현재 가격,예금과 같은 금융상품의 잔액을 적는다.펀드나 주식인 경우 이를 팔거나 환매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돈,보험금이면 지금 해약할 때 챙길 수 있는 금액을 표기한다.남에게 빌려준 돈도 이쪽에 기록한다.T자 오른쪽엔 빚(부채)을 적는다.주택담보대출금 등 은행에서 빌린 돈,할부금 잔액,앞으로 갚아야 할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다 이쪽에 포함된다.

그런 다음 T자 왼쪽 금액을 모두 더한 돈을 오른쪽의 금액을 모두 더한 값으로 뺀 뒤 T자 오른쪽 아래에 순자산이라고 표기한 뒤 차액을 적는다.만일 순자산이 플러스라면 조금 안심해도 된다.하지만 마이너스라면 '적자인생'의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적자 인생이 지속되는 한 행복한 부자가 되기는 힘들다.

필요한 분석 자료가 또 하나 있다. 현금 흐름표다.자산현황표가 자신과 가족의 재무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현금 흐름표는 그렇게 살게 된 원인을 분석해 주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 지 처방전 역할을 한다.

이 역시 T자 형태로 기록한다.왼편엔 나와 가족의 수입(세후금액 기준)을,오른쪽엔 지출 항목을 쓴다.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생활비 지출 내역은 최대한 자세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좋다.이렇게 현금 흐름표를 짜면 이전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낭비나 쓸데 없는 지출을 찾아낼 수 있다. '이웃집 백만장자'에 따르면 부자의 3분의 2가 "가족의 의식주 비용으로 1년에 얼마를 쓰는지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부자일수록 돈이 어느쪽에서 날고 드는지 정확하게 꿰고 있다는 얘기다.오늘 저녁 가족들과 함께 우리집의 'T자 현황표'의 빈칸을 채워보자.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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