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oool 한마디] “최초로 묻는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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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15면

신해철에겐 마약을, 이승환에겐 이혼을 묻는다. 개그계의 ‘거산(巨山)’ 이경규에게 “능력에 비해 야망이 큰 게 아니냐”고 질문하고, 오랜만에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차승원에게 “영화 홍보하러 나왔느냐”고 따진다. 야동(음란 동영상) 취미부터 표절 의혹까지, 건방질 정도로 솔직한 질문 앞에 출연자들이 ‘팍팍’ 무릎 꿇는다.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날로 잘나간다. 방송 다음날이면 각종 연예뉴스가 여기서 나온 ‘폭탄급 발언’으로 헤드라인을 채운다. ‘비호감 연예인의 공개된 갱생의 장’이라는 비아냥은 일부일 뿐 “그동안 궁금하던 걸 속 시원히 잘 물어줬다”는 시청자 반응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도사’ 강호동의 치부까지 들춰진다. 은밀히 떠돌던 ‘밤의 루머’마저 거침없이 도마에 오르는 걸 보면, “최초로 묻는다”는 프로그램 슬로건이 빈말이 아닌 듯하다.

그런데 이토록 속 시원한 걸 왜 여태 못 물었나? 연예인을 신줏단지 모시듯 하며 신작 영화ㆍ드라마ㆍ음악을 홍보해주는 TV 토크쇼야 논외로 하자. MC 강호동의 비수 같은 질문은 혹 언론 기자들의 몫이 아닌가. 강호동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4월 12일자 25면)에서 “무례한 질문과 솔직한 질문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자신이 그 ‘타이밍’에 능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경찰 조서를 방불케 하는 게스트별 ‘X파일’도 한 비결일 게다. 공격적인 인터뷰가 실종된 대다수 연예부 기자들에게 던지는 ‘도사’의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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