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진학 했다고 대학 합격 꼭 유리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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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D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인 C군과 아버님, 어머님이 어느 날 컨설팅을 받으러 필자를 찾아오셔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곧 잘하여 D외고에 당당히 합격했으나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서 그런지 약간의 실수에 의해서도 학교 내신성적은 많이 떨어져 이렇게 형편없습니다. 처음 본인의 희망대학은 서울대였으나 점점 현실을 알게 되면서 희망대학을 낮추더니 지금은 그나마 목표대학이나 목표학부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제 아이의 현실은 어떻고 지금부터라도 제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제가 준비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막연하고, C군 본인은 물론이고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씀이였다.
분명한 현실은 대입진학이라는 측면에서는 특목고가 유리한 면도 있고 불리한 면도 있다는 사실이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특목고 진학이 희망대학에 입학하는데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특목고의 유리한 측면을 잘 살리면 서울대 포함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나 막연히 특목고에 진학했다는 안위감에 사로 잡혀 대입진학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한다면 그것은 특목고의 유리한 점을 살리지 못하고 불리한 점만 안고 대입진학에 나서는 것과 마찬가지 인 것이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특목고, 자랍형사립고 현황은 다음과 같다. 전국에는 과학고가 총 17개교로써 약 1,318명을 선발하고 있다. 서울지역에는 서울과학고와 한성과학고로 2개교가 있으며 이 두 고교에서 약 280명을 선발하고, 지방에는 15개의 과학고가 있으며 이 15개 고교에서 약 1,038명을 선발하고 있다.
(전국 17개 과학고 -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 강원과학고, 경기과학고, 경남과학고, 경북과학고, 광주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 의정부과학고, 인천과학고, 장영실과학고, 전남과학고, 전북과학고, 제주과학고, 충남과학고, 충북과학고)
또 전국에는 외국어고가 총 29개교가 있으며 이 29개의 외국어고에서 약 7,992명을 선발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29개 외국어고교 중 서울지역에는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한영외고로 총 6개교가 있으며 이 6개 외국어고교에서 약 2,100명을 선발하고, 지방의 23개 외국어고교에서 약 5,892명을 선발하고 있다.
(전국 29개 외국어고 -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한영외고, 경남외고, 경북외고, 고양외고, 과천외고, 김포외고, 김해외고, 대구외고, 대전외고, 동두천외고, 명지외고, 부산국제외고, 부산외고, 부일외고, 성남외고, 수원외고, 안양외고, 인천영일외고, 전남외고, 전북외고, 제주외고, 중산외고, 청주외고, 한국외대부속외고)
전국에 있는 자립형사립고는 총 6개교로써 약 1,710명을 선발하고 있고, 영재고는 부산에 1개교가 있으며 약 144명을 선발하고, 또한 국제고는 전국에 2개교가 있으며 약 210명을 선발하고 있다.
(전국 6개 자립형사립고 - 현대청운고, 광양제철고, 민족사관고, 전주상산고, 포항제철고, 부산해운대고), (전국 1개 영재고 - 한국과학영재학교), (전국 2개 국제고 - 부산국제고, 청심국제고)
위에 거론된 학교들만 확인해도 2006년말 기준으로 총 55개교이며, 약 11,374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추가로 신설된 외국어고나 과학고를 고려하면 올해 2007년도에는 더 많은 특목고들이 세워지고 선발수도 늘어날 것 같다. 현실적으로 예술고라든가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비평준화고교들까지 합하면 훨씬 많은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각 대학의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 입시안'이 각각 발표되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이 도입되는 '수능 등급제', '학생부 교과영역 등급제' 등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권 사립명문대들이 정시모집인원의 약 50%를 수능성적만으로 '수능 우선선발'을 하는 제도를 신설함으로 인해 올해 2008학년도 입시전략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다. 이러한 여러 다양한 대입선발방식 속에서 특목고생들에게 유리한 전형 및 선발방식을 중심으로 노려보아야 할 대학 및 전형 등의 준비과정에서 구체적인 개인별 대입전략을 세움으로써 희망대학, 희망학부에 입학하기 용이한 정보를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8학년도에는 서울대를 비롯한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외국어우수자가 지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글로벌시대를 맞이하여 TOEFL, TOEIC, TEPS 및 기타 영어능력관련 실적, DELF, ZD, ZMP, DELE, HSK와 같은 제2외국어공인성적 등 일정한 어학실적을 제출하고SAT, AP, 추천서 같은 서류를 갖추고 '영어인터뷰'나 '영어에세이' 또는 '제2외국어 구사능력'을 통하여 합격 할 수 있는 전형들을 상위권 각 대학이 신설 또는 확대 선발하기 때문에 외국어능력이 탁월한 학생들과 특목고학생들은 이를 적극 노려야 할 것이다. 또, 상위권 각 대학이 수학.과학관련 우수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들을 많이 만들어 선발하고 있으니 과학고학생이나 영재고학생들은 이러한 전형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위권 대학들이 새로이 신설한 특목고생들을 위한 전형 및 특목고생들이 유리한 전형들은 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영재고와 같은 특목고학생이나 외국에서 학교에 다녔던 학생, 외국어실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아주 유리한 전형이며 외국어 관련 수상경력이 있다면 더 유리하다. 이에 상위 몇몇 대학의 특목고생들에게 유리한 전형 및 특징들을 설명하고자 하니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은 희망대학에 맞춘 대입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올해 입시와는 선발방식 등 많은 면에서 다르겠으나, 서울 6개 외국어고와 2개 과학고 출신의 8개 특목고 출신자들이 전년도에 대원외고(서울대: 61명, 연세대: 105명, 고려대: 136명), 명덕외고(서울대: 35명, 연세대: 124명, 고려대: 105명), 한영외고(서울대: 27명, 연세대: 74명, 고려대: 72명), 대일외고(서울대: 12명, 연세대: 74명, 고려대: 84명), 서울외고(서울대: 5명, 연세대: 59명, 고려대: 54명), 이화외고(서울대: 8명, 연세대: 58명, 고려대: 33명), 서울과학고(서울대: 64명, 연세대: 19명, 고려대: 1명), 한성과학고(서울대: 37명, 연세대: 33명, 고려대: 2명) 등 서울소재 6개 외국어고와 2개 과학고 출신자가 총 서울대 249명, 연세대 546명, 고려대 487명 등 3개 대학에만 총 1,282명이 합격하였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대 특목고 합격자 연 통계에 의하면 2003년 304명, 2004년 373명, 2005년 48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은 분명한 사실이며, 특목고 학생들이 점점 많은 합격생을 내고 있다는 것은 고무될 일이지만, 서울대 합격생이 특목고의 전체 졸업생 약 12,000여명 중 약 500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한번 심각히 고민해 볼 만하다. 즉 대입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우수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특목고 입학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희망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특목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필요가 있으며, 희망대학에 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이에 따르는 자기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전략들을 세우고 실천하는 길만이 희망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필자는 생각한다.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김형일 거인의 어깨 교육연구소 소장
중앙일보 프리미엄 대입전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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