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 사람들' 다시 뭉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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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5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27일 '노무현 사람들'이 다시 뭉쳤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 등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참여정부평가포럼'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가졌다. 이 포럼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12월 대선에서 노 대통령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친노 인사 총집결=포럼은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급)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단, 청와대 별정직 비서관과 공기업 임원 출신이 많은 운영위원회, 고문단, 집행위원회 등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173명이 참여했다.

포럼 대표는 이 전 실장이, 집행위원장은 노사모 대표를 지낸 배우 명계남씨와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함께 맡는다. 행사장엔 노 대통령이 자주 말하는 '원칙 신뢰' '분권 자율'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노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담은 동영상도 상영됐다. 그래서 "제2의 노사모 출범식을 보는 듯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전 실장은 발족식에서 "이 정부 들어 주가가 2배나 뛰었는데도 지난 4년 반 동안 언론들은 비방 수준으로 현 정부를 비난하고 경제파탄의 주범이란 누명을 씌웠다"며 "그러나 우리는 정경유착을 없앴다. 이런 것들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씨도 "언론은 우리에게 실패했다고만 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직접 나서서 성과를 평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은 마포구 공덕동에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00만원의 사무실을 얻었다. 보증금은 운영위원들이 낸 창립 회비(1인당 100만원)에서 충당했다. 포럼 운영도 회비에 의존할 계획이다.

◆ 차기 대선 겨냥한 포석인가=이 전 실장은 포럼의 정치세력화 여부에 대해선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전혀 아니다"며 "포럼은 정책 지킴이 활동을 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역 정치인의 참가를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삼가는 게 좋다고 본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포럼은 결국 대선을 겨냥해 '노무현 당'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에서도 차기 대선과의 연관 가능성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럼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범여권 대선 후보를 선택할 힘은 없지만 어떤 정치세력을 모아 대선을 치를 것인가에 대해선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후보를 정하면 힘을 몰아주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 참여정부평가포럼 참가자

◆ 집행위원(9명)=이병완(포럼 대표.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만수(집행위원장.전 청와대 대변인), 명계남(집행위원장.배우), 안희정.여택수(전 청와대 부속실 국장), 임찬규(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장) 등

◆ 자문위원(28명)=김병준(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 위원장), 박기영(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서주석(전 청와대 안보수석), 오거돈(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광웅(전 국방부 장관), 이강철(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이기명(전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 이백만(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이창동(전 문화관광부 장관), 정찬용(전 청와대 인사수석), 조기숙(전 청와대 홍보수석), 조영택(전 국무조정실장), 지은희(전 여성부 장관), 최낙정(전 해양수산부 장관), 허성관(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 운영위원(134명)=김희택(전 민주평통 사무총장), 양길승(전 청와대 1부속실장), 노혜경(전 노사모 회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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