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촌일품 운동」창안자|오이타 히라마쓰 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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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촌일품 운동은 마을마다 한가지씩 특색 있는 상품을 만들어 팔자는 지방경제 활성화운동입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뿌리가 같은 셈이죠. 중앙부처에 근무하다 자원해 고향으로 돌아왔을 땐 무척 낙후된 상황이었어요. 한습과 푸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같이 뛰자고 호소했죠. 결국 주민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상전벽해의 혁신을 일궈냈습니다.』
제7회 한국국제관광전, 대한항공 오이타(대분)취항기념식,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주최 국제심포지염 등 참석차 13일 내한한 일본 일촌일품 운동의 창안자 오이타현 히라마쓰 모리히코(평송수언) 지사(65)는 지역경제운동은 주민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주인의식에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오이타현 출신으로 동경제 대법학부를 졸업한 뒤 중앙부처인 통산성에 근무하다 75년 부지사로 귀향했던 그는 거창한 계획을 세워 놓고 조례나 규정을 만들며 법석을 떨고는 실속은 없는 캠페인 보다 실전을 앞세우는 행동주의가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의견을 집약한 다음 일체의 야단법석 없이 현 내 70여개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며 생각을 전하고 설득했습니다. 일촌일품 운동엔 보조금도 없었고 조례도 없었어요. 오로지 공무원과 관련단체들의 즉각적인 실전과 주민들의 왕성한 참여가 있었을 뿐입니다. 마을마다 아이디어가 속출했고 모두가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선의의 경쟁이 불붙더군요.』
지난79년 도지사로 당선돼 현재까지 네차례에 걸쳐 13년간 재임하는 동안 지역주민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그는 취임당시 소득수준이 일본 47개 현중 39위에 머물던 오이타현이 지금은 GNP가 두 배로 증가, 30위에 랭크되고 있으며 특산품도 2백72개품종이나 출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이곳에서 나오는 보리소주와 날버섯 통조림은 최고의 특산품으로 꼽히고 있으며 오야마 마을의 매실, 기스키시의 감귤, 현남마리노폴리스의 참돔 등도 정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집권화 돼있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이제지방경제에 좀더 파고들고 지역격차 해소에도 이바지해야 할 전환기에서 있다고 보는 그는 대한항공의 직항로 개설이 한일간 지방경제교류와 이해의 촉매제가 되길 희망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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