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운동|서정돈 교수(서울대 의대·내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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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년이후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생리학적 변화가 초래됨을 의미한다. 즉 시력과 체력이 떨어지고 청력이 나빠지며 심박출량 저하, 혈압상승, 근육감소, 지방질 증가 등의 증세와 함께 관절이 굳어지고 뼈가 물러지며 정신적으로도 약해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이와 노화 정도는 비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노년에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좋아져 심박출량 증가, 혈압강하, 근육의 증가, 지방질이 감소돼 관절이 부드러워지고 뼈가 튼튼해져 정신적으로도 안정된다.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기억력과 사고력도 규칙적인 운동에 의해 좋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즉 규칙적인 운동은 노화를 억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1㎞를 4분30초에 달릴 수 있는 호리호리한 몸매의 70대는 설사 주름살이 있다 하더라도 1㎞를 달리는데 6분 이상이 걸리는 뚱뚱한 30대 보다 젊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을 정도다.
그뿐 아니다. 지금까지 규칙적인 운동에 의해 주로 심장혈관 질환의 발생이 감소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미국 텍사스의 한 연구소에서 1만3천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평균 8년간 조사한 결과 규칙적인 운동에 의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만 저하하는 것이 아니라 암에 의한 사망도 감소하며 다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즉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오래 살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규칙적인 운동인 것이다.
노인을 위한 운동으로는 속보·에어로빅도 좋고 자전거 타기·수영도 좋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계속, 습관적으로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은 몸을 아끼는 것이 아니고 몸을 망치는 것이다. 노년이 되더라도 열심히 움직이고 습관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가장 중요한 첫 걸음임을 잊지 말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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