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리포트] 제주 감자, 강원 감자 맛자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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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감자가 제철을 만났다. 오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햇감자의 맛은 마음마저 푸근하게 해 준다. 감자는 지구 반대편의 서늘한 지역인 페루와 칠레가 원산지다. 감자만큼 세계적으로 많이 재배되는 작물도 없다.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식량작물이면서도 채소처럼 영양 성분을 고르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자는 제주 지방에서 생산되는 '대지마'라는 품종과 육지에서 생산되는 '수미(슈피리어)'종이 있다. 추위에 강한 '대지마'는 12월부터 3월까지 출하된다. 수분 함량이 높고 단단해 조림 등 반찬용으로 사용한다. 시장에서 표면에 검은 흙이 묻은 감자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대지마 감자다. 화산섬인 제주 지역의 토질이 검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 출하되는 햇감자는 대부분 '수미'종이다. 미국이 원산지인 이 품종의 원래 이름은 '슈피리어'지만 우리나라에선 '수미'라는 이름으로 보급됐다. 시설 재배를 통해 3~4월에, 노지 재배로는 5~7월에 출하된다. 최대 감자 생산지인 강원도를 비롯한 내륙 대부분에서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대지마에 비해 표면이 밝고, 색이 곱다. 전분 함량이 많아 찜용으로 사용하면 좋다. 이 밖에 길쭉한 모양의 미국산이 소량 수입돼 거래되고 있다.

가락시장에는 요즘 하루 400여t의 감자가 거래된다. 가격은 20㎏ 상자 상품 기준으로 수미종 햇감자는 2만4000원대, 제주산 월동 대지마종은 1만8000원대다. 미국산은 1만4500원대로 국산에 비해 싸지만 가격에 비해 맛은 괜찮은 편이다.

김병일·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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