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업계/반덤핑제소“봇물”/70여개철강 대상/국내업계 수출타격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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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UR답보 「쌍무협상」으로 선회/반도체는 이미 진행/슈퍼법안도 의회 제출
최근 미국내에 보호무역주의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면서 무더기 덤핑제소가 잇따르고 있어 국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 업계는 지난해 한국산 강관튜브와 스테인리스강관등 2건을 반덤핑혐의로 제소했으나 올해는 불과 넉달동안 반도체·와이어로프등 이미 2건을 제소한데 이어 앞으로도 철강부문에 무더기 제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미 업계가 주장하는 덤핑마진율이 최저 13%에서 최고 2백83%의 고율인데다 지난해 대미수출액수만 22억달러에 달하고 철강도 6억9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한 대미주종수출품이어서 반덤핑 판정이 내려지면 올해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13일 대한 무역진흥공사는 『미 상무부가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사의 한국산 반도체덤핑제소에 대해 이레적으로 빨리 조사에 착수키로 결정한데 이어 미 철강업계도 외국산 수입철강제품 70여품목에 대해 무더기 덤핑제소를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민주당도 최근 자동차산업등 국내 업계를 지원하고 한국·일본·대만시장의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쌀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통상법 슈퍼301조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무공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쌀시장을 미국에 개방하지 않을 경우 다른 수출품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어 우루과이라운드에 버금갈만큼 국내 농업에 피해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최근 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 것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미국이 품목별 쌍무협상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고,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미 정부도 업계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조차 미 업계가 취하고 있는 반덤핑공세의 미국측 승산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이미 국산의 질이 세계적 수준에 달한데다 수출가격이 낮은 것도 그동안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이미 미 무역위원회에 보냈다.
또 철강도 올들어 외국산 철강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한국이 2억6천만달러의 대미철강적자를 보여 미 업계의 무더기 덤핑제소가 받아들여질 전망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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