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6일 "국민들이 쳐준 사랑의 매를 억울해하거나 왜 맞았는지 모른다면 (한나라당은) 불량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던 오만과 편견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씻어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자승자박하고 자해하지 말자"고 힘을 줬다. 책임공방이 당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한 발언이다.
이날 오후 3시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의 안건은 '4.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진로 논의'. 앞서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혔다. 임명직 당직자들도 사표를 제출했다. 강 대표는 마음을 비운 듯 "오랜 정치생활 동안 영달이나 지위, 위치 가지고 정치해오지 않았다"며 "좋은 의견을 내주시면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 지도부 책임론을 비켜가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오랜 정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우리 같은 정당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지리멸렬하거나 단합하지 못하고 흥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해하지 말자"고 했다. 동요하지 말자는 당부다. 대신 "단합하고 생산적인 고민을 통해 새출발하자"며 "우리가 이 매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정권교체의 길로 단합해서 나아간다면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